2012.05.12 16:05

도서 리뷰 - 만화공화국 일본여행기

 

 

 

0.

 

작년 여름 3일간의 짧은 기간 동안의 간사이 여행을 다녀온 후, (http://gp.pe.kr/67)

언젠가 인터넷 서점을 기웃거리다가 유독 눈에 띄는 제목의 책이 이것이었다.

"만화공화국 일본여행기"

 

지난 블로그에서도 밝혔지만 (http://gp.pe.kr/70) 당시 츠텐카쿠(通天閣)를 가 보고 싶었던 유일한 이유는 만화 "아즈망가 대왕 (あずまんが大王)"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 클램프의 "X"를 읽으면서, 이 만화에 등장하는 도쿄의 건물들 - 도쿄타워, 레인보우 브리지, 도쿄 도청, 의사당 등 - 을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이런 생각에 아무 생각 없이 장바구니에 덜컥 넣고 구매한 이 책.

 

이 책을 펴 들고 몇 페이지를 읽고 나서 나는..

"낚.였.다."

 

 

 

 

 

1.

 

이렇게 제목만 보고 샀다가 낚인 책이 한 권 더 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2009년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파 (エバャングリオン新劇場版:破)"가 한국에서 개봉할 무렵, 루리웹에서 에반게리온의 세계관을 분석한 글을 읽은 후였다.

TV판은 3번 정도 보고 이 전의 극장판들 역시 3번 이상씩 본 나름 에바 팬이지만 여전히 question mark는 많았다.

이 글은 "에바: 서(序)"가 일본에서 개봉했을 무렵 작성된 글로, 가이낙스에서 내놓은 게임에서 지금까지 밝히지 않았던 네르프(NERV)와 제레(seele), 세컨드 임팩트, 그리고 인류보완계획에 대해 안노 히데아키(庵野秀明)가 직접 그 비밀을 조금씩 알려 주고 있었으며, 루리웹에 그 연재글은 이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 때 마침 한국에 "에바: 서"가 개봉할 때라서 시류를 타고 출간된 책인지는 모르겠지만 (맞는 것 같다....)

역시 인터넷 서점에서 이런 책의 제목을 보고 그냥 샀다.

"에반게리온 비밀의 문을 열다: 카발라로 본 에반게리온"

 

 

이거시 그 문제의 그 책.....

 

 

카발라.

기독교에서는 "금서"로 정해져 있는 책이었지만, 예전부터 다소 궁금하기도 했고,

에바에서 카발라의 내용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어떻게 에바를 해석하고 있나 궁금해서 사 본 책이였든데....

 

책을 읽다보니... 이건 에바를 카발라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해석하는 책이 아니라, 에바라는 소재를 이용해서 카발라를 기술한 책이라는... -_-;;

에바의 비밀의 문을 열기는 개뿔, 그냥 카발라 책인데 에바를 팔아 먹은 놈이다... -_-;;

부제로 붙어 있는 "카발라로 본 에반게리온"은 삭삭 지우고 "에반게리온으로 본 카발라"라고 고쳐야 했다... -_-;

 

(이 책 나처럼 낚여서 산 사람 꽤 많을 듯.... -_-)

 

 

 

 

 

2.

 

그렇다.

이 책도 책 제목이 낚시였다.

 

나는 분명히 뭘 기대하고 샀냐면,

만화에서 소재와 배경으로 사용되고 있는 지역에 대한 소개와, 이 배경들에서 일어났던 만화적 사건(?)들을 정리했기를 생각했는데.... -ㅁ-

어떤 식이냐면... 다음 링크에 가 보면 "스즈미야 하루히 (涼宮ハルヒ)" 시리즈의 배경이 된 도시를 찾아가서 TV판과 극장판에 등장했던 주요 배경들을 다 사진으로 찍고 그걸 애니메이션 장면과 1대1 매칭을 시킨 블로그가 있는데.. (참고 링크: http://blog.naver.com/katoru23/30135042581 )

 

아.. 이 블로그를 작성한 사람은 내가 보기에는 아주 순도 100%의 덕후임이 틀림없다...

이 블로그 가 보고... 스쳐지나가는 장면에서의 디테일까지 다 잡아내는 걸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넘어서..

경악했음.. =ㅁ=

 

아무튼,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래도, 대충 이 정도의 컨셉의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아.. 뭐 그냥 이런 식이다.

만화에 나오는 배경과 관련 있는 장소를 소개한다. 끗.

뭐...?

 

만약에 예를 들어, 우라사와 나오키(浦沢直樹)의 "21세기 소년(21世記少年)"을 얘기한다 치면,

당연히 이 영화에 배경이 되었던 오사카 반바쿠 코엔 (오사카 만박 공원, 大板萬國公園)에 있는 태양의 탑(太陽の塔)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특정 장면에서는 이 장소가 활용되었고, 그런 로케이션에 대한 것들이 나와 있는 게 아니라...

오사카 반바쿠 코엔은 이런 이런 곳이고, 어떻게 가면 되고, 주변에는 뭐가 있다. 끗.

 

어이.

 

또 하나, "미스터 초밥왕(원제: 쇼타의 스시, 将太の寿司)"에 대한 부분에 대한 기술은 어떠냐면...

만화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고 이렇다. 근데 이런 얘기 중에 도쿄에 있는 츠키지(築地)시장이 등장하고, (만화 내용 끗..) 그리고 츠키지 시장 소개.

 

......

 

난 여행 가이드북을 산 게 아니라고.... -_-

 

 

뭐 이런 식으로 다루고 있기는 많은 만화를 다룬다.. -_-;

위 첨부한 그림에 나오는 것처럼 긴자(銀座)를 얘기하기 위해서 저 세 권의 만화를 "활용"했고 (만화 얘기는 한두 페이지 나오던가...), "이웃의 토토로(となりのトトロ)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메이지진구(明治神宮)를 들먹이고.. (대체 무슨 상관인데... -_-), 에반게리온 얘기하면서 아키하바라 얘기하는 식이다... -_-;;;;

 

책을 처음 받아 들고 아즈마 키요히코(あずまきよひこ)의 "요츠바랑!(よつばと)"나 가이낙스의 다소 마이너한 애니 작품 "아베노바시 마법상점가("アベノ橋魔法☆商店街")에 대한 목차를 발견하고 얼마나 흥분했는데!!!

그냥 단순한 오사카의 주택가, 상점가 소개로 끝나다니!!! ㅠ_ㅠ

(아베노바시가 오사카에 실존하는 지명이라는 걸 알고 엄첨 기뻐했다가, 그곳에 "아베노바시 상점가"라는 이름의 아케이드 상점가가 없다는 걸 알고 얼마나 실망했는지... -_-)

 

 

 

3.

 

그나마 좀 쓸만했던 내용은, 뒤쪽에 있던 돗토리(鳥取)현에 있는 만화가 미즈키 시게루 기념관,

그리고 거의 그의 작품으로 테마파크를 이룬 듯한 돗토리현의 소도시들에 대한 설명.

만화를 이용해서 지역사회를 하나의 관광지로 만들고, 만화가 이 지역의 주된 산업의 기반이 된 사례에 대한 내용은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다.

 

 

 

 

4.

 

그러나 이점 하나 빼 놓고는......

내 돈 주고 산 책이기에, 끝까지 읽었지만...

이 책을 왜 샀는지 모르겠다.. ㅠㅠ

 

분명히 이런 책을 사는 사람들은 나같은 "덕후"들일텐데,

"덕후"들이 만족할 수 없는 컨텐츠로 내용을 채우다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물론 이 책을 쓴 저자 역시 상당한 내공의 "덕후"임은 분명한데,

뭔가 독자층을 잘못 잡은 듯... -_-;

 

안 되겠다, 덕력 있는 사람 하나 불러야지.....

 

 

 

PS.. 이런 와중에 "완본 에반게리온 해독: 그리고 꿈을 좇다"라는 제목의 책을 봤는데.. 사야 되나... 이거 또 낚이려나......

 

 

 


만화공화국 일본여행기

저자
박인하 지음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07-07 출간
카테고리
여행
책소개
만화 속에 일본이 있다! 만화를 따라 달리는 일본 여행의 루트가...
가격비교

 

 


에반게리온 비밀의 문을 열다

저자
조하선 지음
출판사
나무와숲 | 2009-12-05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에반게리온 그 신비의 문이 마침내 열리다! 『에반게리온 비밀의...
가격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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