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9 21:23

중국 국경절에는 중국에 가지 말아라 3: 마카오에서 미아되기



1.

2012년 10월 2일.

우리 가족은 마카오를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했다.

"홍콩 구룡 터미널에서 아침식사 - 페리 탑승 - 셰나도 광장 인근 - 점심식사 - 몬테요새 및 박물관 - 아마사원 - 타이파섬에서 저녁 식사 - 호텔투어 - 페리로 홍콩 복귀"이라는 다소 빡센 일정을 가지고 출발했다.

돌아오는 배 편은 저녁 9시 것을 구룡에서 미리 구입했다.




마카오에 도착, 셰나도 광장을 중심으로 관광을 시작했다.

하.. 아침 일찍 출발했으나 벌써부터 사람이 많... ;ㅁ;





성 바울 성당으로 올라가는 육포거리에도..


(자꾸 등장하는 아버지 뒷모습 ㅎㅎㅎ)


그리고 성 바울 성당 앞에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ㅁ=



위 사진은 오후 2시경 사진인데... 

몬테요새와 박물관을 보고 내려와서 대략 4시 반이 되었을 즈음에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ㅁ;


뭐 일단 이것은 그냥 시작일 뿐...




2. 

여행에서의 스케줄링과 타임 키핑은 항상 예상범위를 뛰어 넘는다.

이번에도 그랬던 것이 타이파 섬에 건너가서 포르투갈식으로 저녁을 마치고 나니 시각이 이미 7시 40분.

홍콩으로 돌아갈 배는 1시간 20분 남았다.

시간이 많지 않다.


사실 마카오에서 낮에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봤다면, 밤에는 호텔 투어를 하는 것이 인지상정.

나야 2년 전에 라스베가스에 가서 이미 입 떡 벌어지게 구경한 적이 있으니 안 봐도 상관은 없었지만 

아직 베가스를 못 가본 식구들을 위해 베네시안을 향했다. 특히 동생 녀석을 위해.


베네시안에 도착한 시각은 8시.

이 때도 많이 망설였다. 그냥 호텔 셔틀 버스를 타고 페리 터미널로 돌아갈 것이냐...

하지만 욕심을 조금 부려봤다. 



베네시안을 번갯불에 콩 볶으아 먹듯 구경하고 (무려 15분만에 주파했음 ㄷㄷ) 

셔틀 탑승을 위해 승강장에 25분에 도착.

터미널까지는 차로 10분 거리라 셔틀만 바로 타면 페리를 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3. 

호텔 서문 쪽에 있는 셔틀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헐. 

버스 3대는 기다려야 할 정도로 긴 줄.... ㄷㄷ

택시를 타자 하고 택시 줄로 발걸음을 옮겻다.


헐. 

택시 줄이 더 길어.

게다가 택시는 가뭄에 콩 나듯 한 대씩 오고 있었다;;;


8시 33분.

가족들과 상의 끝에 그냥 셔틀을 타기로 결정을 했다.

다행히 셔틀줄은 짧아져 있었고 (한대 왔다 갔나?!) 

또 다행인 건 바로 2대가 연달아 옴!


그러나 버스 줄이 우리 앞 그룹에서 끊김 ㅠㅁㅠ


다음 버스는 5분이 넘어서 기다린 후에 도착했다. 8시 43분.

맨 앞 자리에 앉아서 

우리는 이미 반 포기 상태로 이동 중이였다..  (에헤라디여~)

그것도 그럴 것이.... 

버스 30km/h로 주행 중..... OTL



터미널 도착.

9시 1분 ㅡㅡ;

10분이면 올 거리를 20분 걸려서 왔다.


심지어 다음 셔틀이 우리랑 같이 도착함 ㅡㅡ;




4. 

9시 3분. 

배 시간이 늦었으니 당연히 해결이 안 되겠지만.. 혹시 하는 마음에 늦어 버린 표를 들고 매표소에 문의했다. 

게이트에 가 보란다.


게이트에 문의. 

옆 게이트로 가란다. (희망고문?!)

옆 게이트. 

(역시나) 배 떠났음......


(잠시 희망을 갖게 한 2명의 아저씨께 감사)



5.

다시 매표소.

시간이 지났으니, 교환 및 환불 물론 안 되고 

심지어 구룡행 10시 마지막 배 표 매진. (이런 시나리오는 여자친구와 단 둘이 있을 때나 나와야 할 것을...)


근데 옆에 스탠바이 줄이 있으니 여기서 기다려 보랜다.

스탠바이 줄에 이미 7명 가량이 줄 서 있었고, 동생이 그 뒤에 줄을 섰다. (가능할까..?)


홍콩섬 방면 창구와 구룡 방면 창구는 반대방향에 있다.

홍콩섬 방면 창구에서는 11시 배의 티켓을 판매 중. 

그리고 홍콩공항행은 운행 중료.

구룡행에는 이미 사람이 여럿 서 있었고, 스탠바이로 표를 얼마나 사겠어라는 심정으로,

불확실한 구룡행에 기대를 걸기보다는 일단 홍콩으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홍콩섬 행 배의 11시 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섰다.

허나......

줄 서 있는 동안 전면 모니터에는 11시 보통석 싸인 없어 지고 새벽 3시 싸인 등장. (헉)




6. 

이게 그럴 것이 이전 포스트에서도 밝혔지만,

국경절 연휴와 중추절 연휴가 겹치는 바람에, 여기에도 엄청난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 있던 것이다.

때문에 11시 이후에 배편은 모두 표가 매진... 3시에만 표가 남아 있는 사태가... =ㅁ=





7.

11시 우등(115불. 즉 15천원 더 비쌈)은 아직 판매 중. 

그러나 모르겠다, 일단 3시표를 판다는 일반석 자리에 그대로 줄 서 있었다..


드디어 내 차례.

"4장 주세요."

"오케이. 근데 11시 표 있음." (엥?)

오. 레알? 땡큐 ㅋㅋㅋㅋ


살아 났다!!




8. 

스탠바이에 고집 피우고 계속 서 있던 동생. 그 동안에 뒤에 줄이 많이 생겼다.

"사람들이 계속 줄을 서는 게, 뭔가 이유가 있는 것 같아"라며 여전히 동생은 그곳에 남아 있었다.


3분 정도 지나자, 매표소 안에 있던 직원이 앞 유리에 뭔가를 붙인다.

"10시 구룡행 보통석 판매"

읭??




9. 

이것들이 장난하나..

결국 구룡으로 가는 배 10시 표를 구했다.

심지어 동생 뒷쪽에 길에 늘어져 있던 사람들의 대다수가 표를 구했다...

뭔가 당한 기분...


표를 구했으니, 이미 구입한 11시 홍콩섬 표를 취소하기 위해 다시 홍콩섬 티켓 창구로 갔다.


"취소 안 되요"

"뭐?"

아무리 따져 봤으나 소용 없었다. 한번 산 티켓은 취소나 환불이 불가능하단다.


그러면서 하는 소리가

"딴 사람한테 팔아" 




10. 

어처구니 상실.

이미 시각은 9시 35분.

표를 팔려면 홍콩행 3시 표를 사려는 사람에게 표를 팔아야 하지만 

구룡행 10시표를 오픈하는 바람에 그 길던 홍콩섬 방면 줄은 다 없어졌다.


공휴일의 티켓은 장당 174불. 그리고 4장.. 이미 10만원 가량의 돈을 지불한 상태였다.

그리고 우리는 20분 후에 떠날 배를 타야 한다. 

시간이 없다.




11.

"11시 표 사실래요?"

"저희도 표 팔려구 하는데요..."

중국인으로 보이는 듯한 사람들 역시 우리처럼 10시 표를 방금 구한 듯 싶다.

수요는 없는데 공급이 넘치는 시점...



이 때, 창구 앞에 안절부절 못한 인상의 흑형 3명을 보았다.

"11시표 있는데 살래? 한장에 150"

어쩔 수 없다. 공급이 넘치는 동안에는 얼렁 파는 게 임자다.

"오 진짜? 아 근데.. 우리 벌써 3시표 샀는데.. 

 환불 된다고 하면 살게"

"환불 안 해줘. 내가 괜히 여기서 니한테 표 팔라고 하겠냐"

"아 그렇겠군. 그래도 잠깐만 있어봐"

"오케이"




13.

9시 45분.

그 중국인들은 그동안 표를 못 팔고 이미 게이트를 향한 뒤였다.

창구에서 한참 있던 흑형들은 환불을 받았는지 못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돌아 왔다.

"3장 줘."

난 일부러 환불 받았는지 안 물었다. 아마 인상쓰고 환불 받았을 수도 있었다.

다만 확인하고 싶지 않았다.

"여기 450"

"땡큐, 맨"


남은 1장은 쉽게 팔 수 있었다.

옆에 서 있던 한 중국인이 나를 쳐다보고 있길래,

"11 o'clock. One fifty."

라고 했고, 그 사람은 그저 150 홍콩달러를 내게 넘겨 줬다.




14.

9시 49분. 수속을 마치고 탑승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또 다른 스탠바이 라인이 있었다. 우리 같이 배 놓친 사람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이것이 그냥 날려 버린 4장의 티켓들... ㅠㅠ





의문 1.

스탠바이 티켓을 출발 30분 남겨 두고 판다.

아까는 표 없다면서. 동생 뒤에 줄 서 있던 상당 수의 사람들이 티켓을 샀다.

그들이 얘기한 "매진"은 전석매진이 아닌, 스탠바이 티켓을 미리 남겨둔 것 이외의 자리의 매진이 아니였을까.


의문 2.

11시 표가 있음에도 새벽 3시 표만 남아 있는 것처럼 표시하고 11시표를 팔고 있었다.

옆 줄에서는 11시 우등석을 팔고 있었고.




결론 1.

이 놈들 악질이다.... ㄷㄷ

결론 2. 

중국의 그 인파, 정말 무서워요.. ㅠㅁㅠ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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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
  1. BlogIcon elle 2014.08.22 00: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댓글 나중에라도 보실지는 모르겠네요..제 모습을 미리 보는 듯 하여 순간 순간 섬찟하면서 읽다 갑니다. 저도 올해 중국국경절에 예약한 사람입죠..환갑넘으신 부모님 모시구요. 압사당하기 직전에 긴급대책회의들어가는것 아닌가 모르겠어요. 기도하고 자야지..열심히 동선짜고 있는데. 피할곳도 없어보이네요.. 내가 동선 짠다고 대국사람들이 협조해주겠어? 앙??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 밉네요..

    • Favicon of http://gp.pe.kr BlogIcon 지피군 2014.08.22 22:18 신고 address edit & del

      안전히 다녀오시기를 바랍니다. 사람 정말 많으니 조심하시구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