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21 23:23

호빗 + HFR 3D + DOLBY ATMOS 감상기






지난 포스트에서 돌비의 새로운 음향 시스템 돌비 애트모스를 소개하며, 돌비 애트모스의 기술시연회 현장을 소개했습니다. (바로 가기) 이때 피터 잭슨 감독의 "호빗: 뜻밖의 여정"이 돌비 애트모스 포맷으로 개봉된다는 소식을 함께 전했는데, 이번에는 바로 그 영화의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중간계의 세계 다시 열리다.


"호빗"은 J.R.R.톨킨이 "반지의 제왕"을 집필하기 전 출판한 소설로, 긴 분량의 "반지의 제왕"에 비해서 길이가 짧고 내용도 동화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합니다. 안 읽어 봐서 모름..... 쿨럭


"반지의 제왕"은 중간계의 악의 세력으로 대변되는 사우론, 그의 절대반지, 반지를 파괴하기 위해 길을 떠나는 호빗과 인간, 엘프, 드워프 등의 연합군, 그리고 우리의 귀염둥이 골룸이 펼치는 중간계의 환타지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호빗"은 "반지의 제왕"의 전이야기로라기보다는 "반지의 제왕"이 "호빗"의 뒷이야기가 아닐까.........

"반지의 제왕"에서 절대반지를 얻게 된 호빗 프로도 배긴스의 삼촌 빌보 배긴스가 어떻게 절대반지를 얻게 되었는지, 그리고 빌보 배긴스는 대체 어떤 모험을 하게 되었는지를 그린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중간계의 세계관을 제시하고 있으며, 드워프, 고블린, 엘프, 트롤, 오크 등 오늘날 우리가 RPG 게임을 통해 흔히 접근할 수 있는 대상들의 개념을 처음으로 보여 주었습니다.


이번 "호빗"은 2001년부터 3년 동안 연속적으로 상영되었던 "반지의 제왕"을 감독한 피터 잭슨이 다시 메가폰을 잡고 공개한 작품입니다. 

"반지의 제왕"은 골수 팬이 많은 작품이라, 어느 누구도 영화화로 손대기를 꺼려 했던 작품이고, 또 나왔다고 해도 팬들에게 까임을 받아 왔는데, 피터 잭슨의 결과물에는 그래도 나름대로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영화화가 잘 되었다고 평가를 받았죠. 그래도 이 영화도 신나게 까임을 받았... 특히 사루만을 후반부에 듣보잡으로 만들었다고...


때문에 영화 팬들은 피터 잭슨이 "호빗"도 영화화해주기를 간절히 바랬고, 

처음에는 "절대" 안 찍겠다던 피터 잭슨 감독은 결국 "만들겠다"고 말을 바꿨으며, 

심지어 2부작으로 만들겠다고 했다가, 지금은 3부작으로 바뀌어 버린.. 

그 중의 첫 작품이 이번에 개봉한 "뜻밖의 여정 (An Unexpected Journey)"입니다.



여튼 한마디로 우리는 다시 골룸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겁니다! 콜룸





영화, 뜻밖의 여정


"반지의 제왕"을 볼 때도, 뭐 3시간에 육박하는 영화를 보느라 고생 많이 했고,

DVD로 확장판이 나왔을 때에는 4시간이 넘는 영화도 봤고, 

시리즈 세 편을 극장판으로, 확장판으로 각각 2번씩 본 나는...... 뭐 이 정도는 많이 본 편도 아니니....

그리고 DVD에 들어 있는 부가영상을 다 보자니 %^@#$%@#$ 항상 보다가 잤다는.....

그런데 "호빗"도 무려 2시간 40분. 그리고 3부작 중 첫편.


솔직히 말해서 완전 재미있음, 완전 강추라고는 못 하겠고..

그냥 볼 만한 정도?

굳이 비교하자면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느낌이라면 그게 맞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반지원정대"가 재미없었거나, 보다가 잤다 싶으면, 이 영화는 패스해 버려도 될 듯 싶은...


일단 플롯의 진행이 똑같습니다.

"반지원정대"를 보면, 

프롤로그 - 평화로운 백엔드 - 간달프 등장 - 프로도와 호빗들을 재촉함 - 여정 시작 - 리벤델 방문 - 원정대 구성 - 여정 중의 여러 전투(를 가장한 도망) - 아, 왜 대체 호빗!!?! - 프로도와 골룸의 개별 면담 - 해결사 간달프 - 굴 속에서 전투 (중 또 도망) - 나홀로 서 있는 하나의 성 모르도르 - 내년 겨울에 만나요

이런 구성이였는데.. 그냥 순서만 한 두개 바꾸면 그냥 "뜻밖의 여정"입니다.


이것도 보면

프롤로그 - 평화로운 백엔드 - 간달프 등장 - 빌보를 재촉함 - 드워프 원정대 구성 - 여정 시작 - 아, 왜 대체 호빗!!?! - 리벤델 방문 - 여정 중의 여러 전투(를 가장한 도망) - 해결사 간달프 - 빌보와 골룸의 개별 면담 - 굴 속에서 전투 (중 또 도망) - 나홀러 서 있는 하나의 산 에레보르 - 내년 겨울에 만나요

뭐 이러니깐 따로 기대할 만한 깜놀 스토리는 없습니다.


그리고 망한 드워프 나라 에레보르의 왕위 후계자 소린 vs. 망한 인간 나라 곤도르의 왕위 후계자 아라곤...

뭐 이건 성격까지 완전 판박이....;;


게다가 뭐 음악도 "반지의 제왕" 때 것을 그대로 쓰거나 변형만 해서 쓴 게 많아서..

호빗 테마, 엘프 테마 뭐 이건 계속 들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로한왕국 테마를 좋아하는데, 이건 다시 나올 일은 없겠군...


그래서 영화를 보다 보면 "기시감"이 많이 든다는....


그리고 영화를 왜 이렇게 길게 만들었을까.. 싶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피터 잭슨의 덕심이 느껴졌다는... 

아, 그러니깐 피터 잭슨이 반지빠라서, 반지덕후라서, 빠심으로, 덕심으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게 파바박 느껴진다는 겁니다.

원작은 안 봐서 모르겠지만, 굳이 길게 만들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장면들(예를 들면 백엔드에서의 사건들, 트롤들 만나기 전에 야영하는 장면 등등)을 뮤지컬도 아닌 주제에 심지어 노래까지 부르면서-_- 길게 주욱주욱 늘려 주시는...

이보게 잭슨 양반, 영화를 만들라고 했지 덕질을 하라고 하지는 않았소..


뻔하고 늘어진다고는 해도, 근데 사실 재미는 있었다는....

워낙 지루할 수도 있을 꺼라고 짐작을 해서 봐서 그랬을지는 몰라도..

드워프들의 투닥거리는 재미, 바위 거인들의 싸움 등등의 흥미로운 씬들이 많았고,

본격적인 재미는 드워프들이 고블린 굴에 떨어지면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때 골룸도 등장!! 하지만 여기서 영화는 이미 1시간반이 지났다는 게 함정


고블린 굴에서의 전투(를 가장한 도망)은 커다란 액션은 없지만 흥미진진함이 넘쳐나고, 

우리의 친구 골룸이 등장하는 장면은 뭐 말할 것 없이 재미있고,

또 오크들과의 싸움 역시 볼 만 했던 것 같습니다.


골룸은 10년 전에 비해서 한결 업그레이드 되어 

아카데미 시상식에 사이버 배우상이 있다면 수상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골룸을 또 다시 연기해 준 앤디 써키스에게 박수를... 골룸, 킹콩 연기에 이어 또 다시 골룸... 모션캡쳐 전문 배우 앤디 써키스..


그리고 "반지의 제왕"에서 보아왔던 프로도 역의 일라이저 우드, 스미스엘론드 요원장로 역의 휴고 위빙, 갈라드리엘 역의 케이트 블랑쳇, 사루만 역의 크리스토퍼 리, "반지의 제왕"에서의 빌보 역의 이안 홀름이 등장해서 매우매우매우 반가웠!!!지만 사루만은 초큼 무서웠듬. 케이트 블랑쳇님은 여전히 아름다우시... .


용 스마우그가 앞에 살짝, 뒤에 살짝씩만 나와서 조금 아쉬웠.


아,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

드워프의 설정이 와우(WOW; World of Warcraft)의 드워프 설정이랑 매우 유사한데.. 

특히 그 도시의 모습이, 와우가 톨킨의 드워프 설정을 그대로 차용해 온 것만 같은.... 어떻게 보면 혹시나 피터 잭슨이 와우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였네요.




HFR (High Frame Rate) 3D


보통 극장에서 보는 영화는 1초에 24장의 이미지를 사용하고 그래서 보통 24 fps(frame per second)라고 얘기합니다. 스틸 이미지 한장을 1/24초 동안 재생한다는 얘기죠. 

요새 얘기하는 HFR라는 건 그 2배 이상의 이미지를 사용하여 48 fps 이상의 영상을 뿌려주는 것입니다. 때문에 같은 장면이라고 해도 더욱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영상을 볼 수 있으며, 화면에 잔상이 남는 모션 블러(motion blur)도 낮아지게 됩니다.

이번에 개봉된 호빗은 3D 영화에서는 세계 최초로 HFR 3D를 도입한 영화로, "아바타"에서 느꼈던 3D 혁명 이후 또 다른 의미의 3D 혁명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HFR 3D는 적응이 힘들었습니다.

동작이 부드러워도 너~~~무 부드러워서, 오히려 이질감이 느껴진다는..

어느 정도로 부드럽냐면, 사람이 연기하는데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처럼 느껴질 정도였다는..

그래서 분명히 배우들이 연기하는데, 사람이라기보다는 그래픽처럼 보이는 겁니다. 정말로...

영화를 조금 보고 있으면 이점은 금방 적응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 어지러웠다는 반응도 다수 있었습니다)

적응이 되면 3D 효과가 조금 더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는데... 

3D 처리도 매우 좋은 편이였고, 내가 배우들과 같은 공간 안에 들어 있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 정도까지 되더군요.


하지만 HFR에서의 가장 뛰어난 점은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에서와 마찬가지로 항공촬영으로 경관을 패닝하며 넓게 훑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바로 이런 장면들에서 HFR의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Full HD의 화면으로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기분을 극장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또, 빠른 속도의 전투장면과 대규모 전투장면 역시 압권입니다. 

요새 나오는 영화들에서는 액션 시퀀스가 매우 빠르고 격하기 때문에 두 눈 크게 뜨고 보고 있어도 대체 뭘 어떻게 치고받고 싸우는 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트랜스포머 시리즈... -_-) 


환타지 영화에서는 고대식, 중세식의 대규모 물량의 전투를 다루는데, 이런 장면에서도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더군요. 

예전에 "반지의 제왕"을 보면 그냥 조그맣게 나오고 있는 인물들이 그냥 싸우고 있구나 싶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정말.. 이 사람들이 어떻게 싸우는지가 다 보입니다.. ㄷㄷ

고블린 굴에 떨어진 주인공들이 벌이는 전투와 추격에서 정말 그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아래 한글 자막이 좀 겹쳐서 보이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건 자막 처리를 잘못 한 건지.. 뭐가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거슬렸습니다.










애트모스 사운드


지난 시연회 때에도 느꼈지만... 요거는 정말 물건인 듯...

다만, 시연회에는 애트모스의 효과가 도드라지는 부분들만 골라서 보여줬던 반면, 영화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 효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은 아니기 때문에 그 느낌의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영화가 상영되기 전, 애트모스 소개 영상에 등장하던 스튜어트 보울링씨가 나타나서 간단한 기술 소개와 함께 애트모스로 사운드 렌더링된 호빗을 감상할 때 관심있게 보아야 하는 장면을 소개했습니다.


첫번째 장면은 갈색의 마법사 라다가스트가 자신의 집 안에 있을 때에 바깥에서 거대거미가 집으로 들어오려는 시도를 하는 장면.

두번째는 드워프들과 빌보가 처음으로 리븐델에 들어갈 때에 울려퍼지는 엘프의 테마곡.

세번째는 고블린 소굴에 떨어진 이후의 장면들.


특히 두번째 장면에서는 사방에서 울러퍼지는 아름다운 합창의 화음이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고블린 소굴에서도 정말 주변에 고블린들이 에워싸고 있는 것과 같은 효과가...!!


영화를 보면서 느낄 수 있는 숲속의 장면들, 비가 내리는 장면들에서 느끼는 공간감은 이제는 너무 자연스러워져 버렸던 것 같네요.

추가로 바위 거인들의 싸움 장면, 드워프들이 코를 골며 자는 장면, 골룸이 등장한 이후 동굴 안에서 울리는 골룸의 목소리 등이 매우 기억에 남는 음향들이었습니다.

특히 드워프들이 잘 때에는 정말 누가 바로 옆에서 코를 고는 줄 알고 돌아봤다는... =ㅁ=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지난 시연회 때에도, 이번에도 조금 늦게 좌석을 배정받아서 가운데 자리에 앉지 못했다는... ㅠㅠ 중앙 자리에서 봤으면 정말 극명한 효과를 보았을텐데요..

그래도 사이드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음향들이었습니다!!




메가박스 M2관의 자랑, 메이어 사운드!


M2관의 시설을 홍보하는 포스터들



이번에도 사이드 자리.. ㅠㅠ




마치며..


원래 이번에 "호빗"을 코엑스 메가박스 M2관에서 한번, 그리고 왕십리 CGV IMAX에서 한번 보려고 했습니다.

근데, 이번 관람 이후 왕십리 IMAX에서 음성이 화면과 싱크가 맞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며칠동안 해결되지 않는 소식이 들려온 데에다가... 

대체로 평이 IMAX 쪽보다는 메가박스 M2관의 환경이 더 좋았다는 평이 많아서 IMAX 관람을 유보하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요새 IMAX는 디지털로 전환되고나서 예전과 같은 화질이 나오지가 않아 조금 망설여집니다.. ㅠㅠ



"호빗"이라는 대작에 최신식 영상, 음향 시스템을 두루 갖춘 환경이라니, 정말 더할 나위없는 조합이였던 것 같습니다. 다만, M2관에서의 영화관람 가격이 12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인데, 3D가 되면 16000원이라는 가격을 받아버리는 게 가장 큰 단점이 되고 있습니다.

좋은 시설임은 분명한데, 다른 영화 2편 볼 가격을 내야 한다는 부담스러움이 HFR 3D + 애트모스 환경의 가장 큰 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관련 글 읽기:

2012/12/04 - [영화] - 차세대 극장 음향 시스템 DOLBY ATMOS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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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
  1. BlogIcon ,,, 2013.07.06 13: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피터가 돌키니스트라 그렇져 뭐 ㅋㅋ 덕분에 원작을 해치지도 않고 같은 돌키니스트를 만족시켜줬다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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