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23 11:00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 슈퍼스타' (2013) 리뷰





0. 

이 뮤지컬을 본게 2013년 6월 8일이니깐, 지금으로부터 7개월 전인데, 정말 뜬금포로 이제서야 리뷰를 적고 있다.

이렇게 늦게 쓰는 리뷰는 정말 의미가 없지만 ㅠㅠ later than never라고....

이 작품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은데, 그동안 정말 리뷰를 쓸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뮤지컬을 보고 난 직후로부터 글을 쓸 재료들은 모두 갖추어 놓고 있었는데, 아직까지 머리 속에 담고만 있었다.


사실 이 작품을 극장에서 보고 나서 바로 글을 적을 시간은 있었느나, 영국 아레나 투어 영상을 한번 더 보고 글을 쓰려고 했었다.

이 영상을 8월인가 9월인가 보고 나서 또 다시 머리 속으로 정리만 하고 -_-

이제서야 포스팅을 하게되는 불.량.블.로.거. 

(기억은 제대로 할랑가몰라)





1.

이 작품을 처음 들어본 게 중학교 1학년 때였다.

당시에는 뮤지컬이 뭔지도 몰랐고 -- 전혀 모른 건 아니였는데,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랑 디즈니 애니메이션들을 빼 놓고는 본 게 없었을 꺼다 -- 그냥 영어회화 학원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 주변 여기저기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보고서는 막연하게 '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후 성인이 되고나서도 공연소식은 여러번 들었으나, (지금도 비싸지만) 10년전에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비싼 가격 때문에 맘대로 볼 수 없었던 것이 뮤지컬 공연이라 섣불리 공연을 볼 엄두를 내기는 힘들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제목을 들어본 지 20년만에 ㅠㅁㅠ 드디어 공연장에서 관람을 하게 되었을 때의 감동이란..



공연 개막 2주차에 박은태-윤도현-정선아-지현준-김동현 조합으로 -- 박은태 대신 마이클리 캐스팅이 최고의 조합이라고 생각했으나, 시간이 안 맞아서 차선책이었다 -- 티켓을 예매해 두었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날 공연을 못보고 (헤롯역이 김동현에서 조권으로 바뀌기도 했고) 다른 날짜를 맞추다보니 폐막 하루 전에 마이클리-윤도현-정산아-지현준-김동현 조합으로 보게 되었다. 

2007년인가 세종문화회관에서 미스 사이공 공연했을 때 마이클리가 인상이 많이 남았던 기억이 있어서 꼭 보고 싶었는데, 예상보다 한달 늦게 보게 되기는 했어도 원하는 조합으로 관람하게 되어 다행 :)



처음 보려고 했던 날에 예수 역만 마이클리가 공연했던 무대를 동생이 보고 와서, 마이클리가 무대를 다 씹어 먹는다는 말을 듣고, 기대 지수는 200% 상승했다.







2.

작품으로 말할 것 같으면, 아...

공연 보기 전에 이미 대강 들어와서 예상은 했지만, 성경 속의 사건을 다루기는 했어도 절대로 기독교적인 내용이 아니다. 막달라 마리아가 주역 중 하나라는 얘기를 듣는 순간 짐작은 하고 있었다. 분명히 예수와 마리아의 러브라인을 넣었을테니 말이지.


주요 스토리라인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기 전 일주일의 사건을 주로 다루고 있다.

다만 이 극 중의 예수는 신의 아들, 구원자, 메시아로 그려진 것이 아니라 혁명가 내지는 사상운동가로 받들어지면서 유명인이 된 (슈퍼스타) 인간 예수의 나약한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또 다른 주인공은 당연하게도 가롯 유다.


성경에서의 가롯 유다는 예수의 12제자 중 한명으로, 예수를 배반, 유태인 종교지도자들과 로마 군인들에게 팔아 넘겨 이들이 예수를 처형하도록 도움을 준 인물이다. 성경에서는 사탄이 가롯 유다를 조종하여 예수를 배신하게 만들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극에서 예수에게서 신성성을 제거했다면 가롯 유다에게는 예수를 배반할 당위성을 부여하고 있다. 이 극에서 유다는 예수가 로마의 압제에서 유태인을 구해줄 정치적 혁명가라 믿고 추종하는 인물이었으나, 예수가 적극적인 정치적 혁명 대신 계몽운동을 중심으로 활동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유태인 종교지도자들에게 넘기게 된다.

성경에서는 유다가 돈에 눈이 멀어 예수를 판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이 극에서는 종교지도자들이 주겠다는 댓가를 더러운 돈라며 받기를 거부하기까지 하고 있다.

예수가 로마 군인들에게 의해 죽게 될 운명에 놓이자, 유다는 예수의 죽음을 통해 신의 계획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언을 기억해 내며 자신의 손을 빌어 예수를 죽게 만든 신을 저주하기도 한다. 예수는 내가 죽인 게 아니라 '당신'이 죽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말이다. (심지어 신에게 You, murderer...)


이 극에서의 예수는 앞서 말한 것처럼 그저 평범한 인간으로 그려진다. 

여기서 예수는 재야운동가이자 신의 메세지를 전파하는 인물이지만, 막달라 마리아의 사랑(깨뜨린 향유)에 충분히 응하는 '인간'이다. 한편,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은데, 3년간의 공생애에 지친 그는 '내가 노력한 3년은 30년처럼 너무 길게 느껴지는구나(I've tried for three years. Seems like thirty.)'라며 한탄하고, 질병을 치료해 달라고 모이는 군중에게 '너희는 너무 많아.. 날 밀지마. 난 너무 작아. 몰려들지 마. 너희들이 스스로 치료하라 (There's too many of you. Don't push me. There's too little of me. Don't crowd me. Heal yourselves.)'라고 외치는 인물이다.

또, 자신을 죽음을 앞두고 죽음을 두려워하며 신에게 '내가 왜 죽어야 하는지 대체 알아야겠다 (I'd have to know why should I die)'면서 결국은 '내가 어떻게 죽는지 지켜보고 계시라 (See how I die)'는 다짐도 한다. 뭐 심지어 로마 군인들이 예수를 잡으러 왔을 때 베드로가 칼을 꺼내자 '칼로 흥하는 자는 칼로 망한다'고 베드로를 꾸짖는 게 아니라 '다 끝났다는 걸 너도 알잖아 (Don't you know that it's all over?)'라며 단념하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인간 예수' 묘사의 방점은 극의 결말에 나타나는데,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예수의 '부활 (resurrection)'이 없다. 이전까지는 뭐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 정도면 기독교적인 입장으로 보면 '신성모독'이다.. -_- 

종교적 관점에서 예수의 신성성은 '부활'로 완성되는데 '부활'을 제거하고 '죽음 (crucifixion)'만을 남겨 두었으니, 그야말로 '사람의 아들' 예수 뿐이다. 이런 입장에서 보면 이 극에 나타나는 예수의 평소 모습에서 사회운동만 남아 있을 뿐, 그의 기적의 이행은 전혀 다루고 있지 않음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또 예수를 대하는 다른 주변 인물들을 보자.

고발당한 예수를 본 본디오 빌라도는 '저 거지꼴을 한 자(broken man)가 유태인의 왕이라고?' 물으면서 예수를 완전 개무시-_-한다. 빌라도는 한심한 표정으로 예수를 당시의 분봉왕 헤롯에게 보내는데, 헤롯은 기적을 좀 보여달라고 하면서 예수를 실컷 조롱하다가 또 쫓아내는...

예수를 사랑하는 막달라 마리아도 '그는 그저 인간인데 (He is just a man)' 그에게 어떻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고, 유다도 역시 자살 직전에 '그는 왕이 아냐. 그냥 내가 알고 있던 평범한 사람이야. (He is not a king. He is just the same as anyone I know.)'라고 중얼거린다.

심지어 유다는 예수가 십자가를 메고 죽음을 향해 가는 순간, 흰옷을 입고 야시시한 복장의 댄서들과 함께 등장해서 '난 아직도 예수가 왜 그때 그렇게 죽으려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라는 가사의 노래를 콘서트인 마냥 노래한다. 

이 장면은 2000년도에 나온 영화를 보면 한술 더 떠는데, 예수의 고난 장면을 온갖 매스미디어에서 생중계하면서 유다는 예수가 지고 있는 십자가 위에 올라가 앉아서 노래한다는 연출을 사용한다는.. ㄷㄷ



Hosanna 넘버 무대



동시에 제자들과 민중들은 예수를 혁명가로 맹렬히 추종하는데, 예수를 수식하는 단어가 '메시아'가 아닌 '슈퍼스타'라는 점이 이 극에서 중요한 점이다.

때문에 '호산나' 뒤에 따라 붙는 말은 'in the Highest (높은 곳에)'가 아닌, 단지 'Hey Superstar'이다.

Hosanna 넘버에서는 예수더러 'Hey JC (Jesus Christ의 약자)'라고 부르면서 대중들이 'Superstar Jesus' 팻말까지 들고 등장한다. 이 곡의 가사도 마찬가지로 보통의 성가에서 불리는 가사 '높은 곳에서 호산나 (Hosanna in the Highest)'가 아닌 'Hosanna Heysanna Sanna Sanna Hosanna' 이러고 있다. 

아레나 공연 영상이나 2000년 영화 버전을 보면 그 정도가 더 심한데.. 

예수와 그의 추종자들은 거의 아나키스트로 등장하고, Hosanna 넘버에서는 예수가 아예 시위를 주도하듯이 메가폰을 들고 노래를 할 정도니깐..


뭐 이렇게 저렇게 이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불경함을 하나하나 열거했는데, 기독교인의 입장에서 보고 있으면 복장터질만한 내용이 한 가득이다.

아마 내가 중학생 때 이 작품을 봤다면 제대로 멘붕했을 것 같다. 지금이야 이문열의 '인간의 아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 등도 이미 읽어 봤고, 유다복음이니 뭐니하는 책들에 대한 얘기들도 듣고, 막달라 마리아와 결혼설 등 색다른(?) 시선으로 예수를 그린 사례를 겪어 봤으니 그러려니 하고 봤지만 말이다.

(이미 지난 40년동안 수만은 리뷰어들이 이런 소리를 해 왔을테니, 내가 한 말은 이미 동어반복의 루프 중 하나겠지)



아레나 투어는 이런 식이다. 히피들 사이에 메가폰 든 사람이 예수.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왜 이 작품을 좋아할 수 밖에 없었냐.


먼저 음악적인 측면에서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작곡한 넘버들을 무시할 수가 없다.

음악들이 너무 좋고, 각 캐릭터마다 각각 다르게 부여한 음악적 성격에서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일렉트릭 기타 반주로 시작하면 유다가 노래할 것이고, 유태인 종교지도자들이 나오면 그들의 테마곡이 또 바로바로 나오는 등 캐릭터 개성에 맞는 곡들을 하나하나 잘 배치해 두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곡인 Gethsemane, Heaven on Their Minds, I Don't Know How to Love Him 그리고 Superstar 등의 넘버는 물론이고 앙상블이 노래하는 Hosanna, Poor Jerusalem, The Last Supper, The Temple 등 하나하나 잘 짜여진 곡의 구성을 가지고 있다.

헤롯이 부르는 Herod's Song은 한바탕 신나는 쇼로 신나게 등장하는데, 곡의 전체적인 흐름에 무관한 그냥 하나의 독립적인 무대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흥미진진함을 선사하고 있다. 


Herod's Song 넘버 무대



이 작품을 좋아하게 된 또 다른 점은, 위에서 신랄하게 지적한 내용 중 하나였던 '인간 예수의 부각'이라는 것이다.

신의 계획과 인간의 구원이라는 목적을 두고 고난 당한 예수의 모습을 다룬 많은 작품들이 있는데, 이들 작품들은 대부분이 종교적인 관점에서 예수의 죽음을 다루고, 이를 인간의 죄에 대한 속죄의 개념으로 연관짓고 있다.

반면에 이 작품이 배신을 당하고, 곧이어 죽어야하는 운명에 놓인 예수를 인간적인 관점에서 집중조명했다는 점에서 큰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혹자는 이런 느낌 자체가 신성모독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허나, 예수가 느끼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것도 결국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인간의 죄성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면 또 한편으로 숙연한 느낌이 든다.


뮤지컬 구성이나 스토리 흐름, 그리고 음악을 총체적으로 보아도 전반적으로 유기성 있게 잘 짜여진 뮤지컬이었다.

앞서 말한 음악의 캐릭터성은 물론이고, 스토리 상 적절한 곳에 멜로디의 반복를 잘 시킨 부분이 많다.

Hosanna 넘버에 Superstar 넘버가 섞여 들어간다거나, Blood Money 종지의 앙상블을 Judas' Death 종지에 가사만 바꿔서 넣는다거나, Judas' Death에 I Don't Know How to Love Him을 reprise시켜 예수의 인간성과 유다의 처절함을 동시에 표현한다거나 하는 장면들이 있고, Gethsemane의 멜로디가 Crucifixion에서 반복되면서 예수의 죽음의 비장미를 강조한다거나 하는 부분들을 생각해 보면...

아.. 역시 웨버횽님..


제일 놀라웠던 곡 구성은 The Temple과 The Arrest에서의 멜로디의 반복이다.

The Temple 초반에서 앙상블이 불렀던 타락한 대중의 노래 -- 이번 연출에서는 도박과 장사꾼으로 가득한 가사였으나 아레나 투어 버전에서는 더 나아가 향락과 유흥까지 대변하고 있는 가사였다 -- 의 멜로디는 예수가 성전을 정화한 이후에는 예수에게 구원을 청하는 대중의 노래로 바뀌었고, 이 멜로디는 The Arrest에서 그대로 차용되면서 잡혀가는 예수를 구경거리로 바라보는 대중의 노래 -- 아레나 투어 연출에서는 체포당하는 예수에게 인터뷰를 시도하는 방송기자들로 치환되었다 -- 가 되어 버렸다. 이어서 종교지도자들에게 예수를 연행하여 예수를 죽여 버리자는 포고의 목소리로 바뀌게 된다.


무시무시한 곡의 연출이다. 한 멜로디로 4가지의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 두 넘버들에서는 대중은 한 순간에 얼마든지 한 입으로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고, 그게 구원을 청하는 목소리였다가도 한 순간에는 죽음을 부르짖는 울음이 될 수도 있다는 느낌이다. 

군중 속에서 군림하던 '슈퍼스타'를 한 순간 '폭도'로 규정하여 'Crucify Him! (그를 십자가에 매달아라)'을 외칠 수 있는 어리석은 인간의 군중심리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최고의 연출이었다.


이건 사족인데, Simon Zealotes / Poor Jerusalem, The Last Supper 이 두 넘버에서의 앙상블은 꼭 CCM의 한 소절 같은 느낌의 멜로디가 좀 웃겼다.




4.

샤롯데씨어터에서 2013년 4월~6월에 공연된 프로덕션에서는 나름 안전한 연출을 선택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연출을 본 적이 없어 당시에는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는지는 모르겠다. 1973년 제작 영화에서는 고전적 예수와 히피 추종자라는 짬뽕식 구성을 넣었고 -- 버스도 나오고 기타도 나온다 --  이후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직접 영향을 미친 2000년도에 제작된 영화나 아레나 투어 공연에서의 연출은 시대 배경을 현대로 바꾸면서 아나키즘적인 요소를 넣었다. 이런 연출이 훨씬 관객들이나 언론을 자극할 수 있는 공격적인 연출일텐데, 2000년 이후의 프로덕션은 이와 같은 방식을 많이 사용했다고 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예수 시대로 정말 거슬러 올라간 것같은 다소 고전적 방식으로 연출로 진행되었으며, 이 방식은 이 뮤지컬을 처음 접하는 내게 있어서는 매우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공연 관람 이후에 아레나 투어 영상을 보았는데, 한번 관람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연출방법에 큰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아레나 투어의 파격적 연출. 유태인 해방 집단의 폭력 시위와 이를 진압하는 로마제국의 경찰(?)



이 공연에서는 편곡에 정재일이 참여했는데, 공연 관람 후에 사운드트랙을 들어보면 다소 다른 편곡이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rock musical인 만큼 일렉트릭 기타, 일렉트릭 베이스, 드럼 등을 위주의 곡들인데, 이 공연에서는 정재일이 손을 본만큼 키보드 쪽에 조금 더 큰 집중이 이뤄진 곡들이 더러 있었다.

이 공연에서의 편곡에 가장 인상적이였던 것은, Judas' Death 넘버에서 유다가 자살한 후에 앙상블이 "Poor old Judas. So long Judas."를 반복하면서 끝을 맺을 때 G Major로 끝나는 게 아니라 b minor로 전조후에 노래는 fade out으로 끝나면서 다음 씬으로 넘어가는 편곡이었다. 공연 관람 후에 사운드트랙(2006년 출시음반)을 처음 들었을 때에 이 부분이 G Major로 그냥 끝나는 걸 듣고, 또 아레나 투어 영상에서도 사운드트랙과 똑같이 곡이 끝나는 것을 확인했는데, 이번 공연에서의 편곡이 더 큰 여운이 남는 연출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른 부분들도 몇몇 차이점을 찾아낸 것이 있었는데, 오래되서 기억이.......



이번 연출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노래 가사.


한국어 번역이 어색했다, 안 어울렸다라는 문제는 아니였다.

분명히 한국어 번역으로 부르는 노래들인데, 중간중간에 영어 가사가 너무 많았다는 점이다.

The Temple이나 The Last Supper, Herod's Song에서 "Get out"을 그대로 써 버린 것 정도는 애교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애교로 받아 들일 수 있지만, 첨에 볼 때는 어처구니가 없었음)

Hosanna에서 "Hey JC" 이런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치고서 말이다. (근데 공연 때에 대체 뭐라고 부르는 건지 못 알아듣기는 했다가 나중에 가사 보고 알았다...)


This Jesus Must Die에서는 후반부에 "This Jesus Must Die" 가사부분을 한국어로 잘 부르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그냥 영어로 불러 버린다거나.... Gethsemane에서 "I'd want to know, I'd want to know, my God" "I'd want to see, I'd want to see, my God" 등의 가사를 모조리 영어로 불러 버리는 것이다. 이 노래에서는 아예 몇 소절을 통채로 영어로 부르기도 했다;;; 

그리고 Trial Before Pilate / 39 Lashes에서 빌라도가 채찍질 한번마다 숫자를 세는데.. 이것도 다 영어로 셈;;;

하나 둘 못 세서 원 투.. 이렇게 해서 써티 나인까지 다 영어로 세었다는..... -_-

아니..아무리 가사 붙이기가 힘들지언정, 그리고 조금 어색해진다고 할 지언정, 이건 좀 아니지 않나.. 


그리고 공연 전체적으로 '예수'가 아닌 영어식 이름 '지저스'로 부르고 있었는데, 이건 뭐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근데 다른 등장인물들은 '피터'가 아닌 '베드로', '주다스'가 아닌 '유다'로 부르고 있었는데, 이건 통일성에 어긋나는 것 아닌가?

더 웃긴 것은 공연 내내 '지저스'라고 부르다가 This Jesus Must Die 넘버에서는 가사 중간중간 '예수'라고 불렀다는 것.. -_-


엄청 신경써서 번역한 레미제라블의 한국어 가사를 생각해 보면 -- 물론 이 작품 가사 번역도 매우 공들였겠지만 말이다 --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캐스팅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윤도현의 유다는 최고였다. 연기는 조금 단조로워서 아쉬웠지만, 노래는 정말 끝장. Superstar 넘버에서는 그냥 윤도현 콘서트 ㄷㄷ

조금 아쉬웠던 것은 마이클리. 예전에 미스 사이공 봤을 때에 좋은 기억이 있었고, 침 마르지 않은 동생의 마이클리 찬양이 있었는데.. 이날 공연에서는 마이클리가 제 소리를 잘 내주지 못했다. Gethsemane 한곡은 완전 대박이었는데, 이곡 외에는 그저 그랬고, 아니 오히려 실망스러웠다. 공연 초반에는 무대를 씹어먹었다는데, 아마도 폐막 직전이라서 체력이 바닥났나 싶기도 했다.

아이다를 볼 때 아쉽게 정선아의 암네리스를 보지 못했었는데, 막달라 마리아의 정선아 역시 만쉐이~~ 였고, 지현준의 목소리 역시 기대만큼이었다.

뮤지컬에 아이돌이 나오는 게 싫고, 또 조권이 나오는 게 싫어서 굳이 헤롯 역에 김동현 캐스팅으로 관람했는데, 헤롯 역 자체가 전체에 큰 비중은 없으면서도 단독 무대에 큰 임팩트를 가진 캐릭터라 굳이 조권을 피할 이유는 없었던 것 같다. 김동현의 무대도 짧지만 완전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조권 무대로 봤더라고 나쁘지 않았을 것 같았다. 아니 오히려 조권에 걸맞는 캐릭터였을지도.




5.

공연을 관람한 지 7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할 말이 많은 공연이었다.

공연 관람 이후에 아레나 투어 영상 시청은 물론, 2000년 제작 영화 버전도 (일부) 시청했고.

사운드트랙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서 (가사는 다 습득하지는 못했지만) 멜로디는 그냥 줄줄 외울 정도가 된지라 공연에 대한 이미지가 아직 강렬하게 남아 있다.

다른 매체로 훨씬 많이 각인을 시켜 놓아, 공연 당일에서의 음악적인 부분의 기억은 별로 남아 있지는 못 하지만.


1973년, 2000년에 이어 올해 한번 더 영화화 작업이 이뤄진다고 하는데, 아마도 아레나 투어 스타일의 연출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예상과 함께 새로운 영화 버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있는 상태이다.

내한공연 혹은 직관(?)의 기회도 한번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마지막으로 마이클리의 Gethsemane 영상은 서비스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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