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04 22:31

뮤지컬 <저지 보이스> 내한공연 관람기

2014년 첫 뮤지컬 관람작은 브로드웨이에서 티켓이 없어 못 본다는 <저지 보이스>





1960년대에 활동했던 "포 시즌즈"라는 미국의 밴드의 음악을 바탕으로 만든 쥬크박스 뮤지컬로, 

포 시즌즈의 결성과 멤버들 간의 갈등, 그리고 그들의 음악 이야기를 나레이션이 곁들여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독특한 형식의 뮤지컬이다.

포 시즌즈의 음악을 잘 몰라서 미리 사운드트랙을 공부하고 갔는데, 아는 곡은 "Can't take my eyes of you" 밖에 없더라는... -_-;;


한국에는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이라 생각보다 관객들이 많이 안 들고 있는 모양이다.

요새 높은 할인율로 티켓 판매 중..


이 뮤지컬의 장단점을 주관적으로 적어 보았다.


Pros. 

- 음악이 신나고 재미있음. 마치 2시간 10분간의 콘서트를 보고 나온 듯한 기분도 듦.

- 많은 쥬크박스 뮤지컬들은 노래에 내용을 끼워 맞추느라 플롯 진행이 어색하고 그냥 음악이나 듣고 말지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주인공들의 일련의 사건들과 그들의 음악활동을 개별 곡 마다의 콘서트 형식으로 연출되어 매우 자연스러움. 플롯 따로 넘버 따로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

- 중독성있는 멜로디와 안무. 지금도 음악만 틀어주면 나도 모르게 안무를 따라하고 있다 (...)

- 주인공 프랭키 역의 배우의 노래 +_+ 고음의 처리도 그렇고 맛깔나게 연주하는 배우의 노래는 브라보!!

- 밴드 연주가 무대 뒤에서만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장면에 따라서 무대 전후로 위치를 변경하여 연주하는 게 독특했음

- 무대 전후를 뒤집는 연출은 몇몇 뮤지컬에서 이미 봤지만 여전히 신선한 기분. 

- 스크린에 비춰지는 TV 방송화면의 연출은 오오 완전 신선함 +_+


Cons. 

- 60년대 음악과 포 시즌즈의 음악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계속되는 비슷한 스타일 음악에 지루해지는 감도 있음. 

- 음악에 익숙해 지기 위해 공연을 보기 전에 사운드트랙을 10회 이상 듣고 갔는데도 곡을 구분 못 하겠더라는;; 포시즌즈 음악을 좀 더 잘 알았으면 훨씬 재미있었을 것 같은 아쉬움 

- 이런 이유로.. 보통 뮤지컬 보고나서 사운드트랙을 들으면 어떤 장면인지 대강 그려지지만 공연장에서 집에 오는 길에 음악을 들었는데 노래가 다 비슷비슷해서 장면이 기억이 안 나는 (...)

- 나레이션이 많아서 집중력이 떨어질 때가 종종 있었음. (중간중간 자막도 봐야 하고...)

- 새로울 것 없는 스토리 라인. '드림걸즈'와 거의 동일한 패턴의 스토리 전개. 

- 자막에 '느낌 아니까'와 같은 유행어 좀 안 썼으면. 이건 다른 라이센스 공연에서도 이따금 나타나는 현상이라 안타까운..



작품 전반적으로 볼 만 했지만, 공연 관람 이틀 전에 철야작업을 하느라고 그 피로의 여파가 남아 있어 공연에 다소 집중하기 힘든 고비도 좀 있었고;;; 


그리고 쥬크박스 뮤지컬은 나랑 잘 안 맞는 게 있는 것 같다. 

(영화로 관람하기는 했지만) 맘마미아도 그랬고, 롹 오브 에이지도 그렇고, 쥬크박스 뮤지컬을 보고 나서 딱히 만족했던 작품들이 없었음. (아니면 두 영화버전 모두 감독 연출 취향일 수도 있다. 원작인 뮤지컬을 보지는 않았으니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음..) 

그래도 이 작품은 다른 쥬크박스 작품들에 비해 훨씬 유기적인 구성에 억지스러운 끼워맞추기가 없어서 좋았음. 


이번에 이 작품에 집중을 잘 못한 다른 이유는 내 맘 속에 비집고 들어와 있는 '프로즌'...

프로즌에 사운드트랙에 중독 증상이 있어 이 작품을 받아들일 공간이 넉넉치 않았다는게;; 

작년 초 브래드 리틀이 출연한 팬텀을 볼 때 느므느므 좋았지만, 그 당시에 내 맘 속에는 레미제라블이 가득 차 있어 공연 관람 시에 감흥이 좀 덜 했던 것과 비슷하다는...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을 처음 봤는데, 블루스퀘어의 제1극장인 삼성전자홀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2층 첫번째 열에서 관람했는데, 공연장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서인지 2층 자리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무대와의 거리가 꽤 가까워서 공연 보기에 매우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삼성전자홀의 고질적인 문제인 답답한 음향 환경이 여기는 전혀 없다는 것. 때문에 매우 쾌적한 환경에서 감상이 가능했다.

개인적으로는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보다 샤롯데씨어터와 디큐브아트센터가 뮤지컬 관람에 더 좋다고 생각하는데, 삼성카드홀도 괜찮은 곳인 것 같다. (1층에서도 관람을 한번 해 보아야 좀 더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할 것 같기는 하다.)


'오리지널 내한공연'이라는 타이틀을 붙였지만, 캐스팅을 보니 대부분이 남아공 출신의 배우들이다. 

이번 공연의 프로덕션이 대체 어디인지는 모르겠는데, 제발 내한공연이라고 하는 공연들의 프로덕션을 좀 제대로 밝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위키드 내한공연 때도 광고는 미국 투어팀인 것처럼 광고하더니 실은 호주 투어팀이였고...


항상 그렇 듯, 브로드웨이에서 한번 더 보고 싶기는 함..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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