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09 23:21

<겨울왕국>의 엘사와 뮤지컬 <위키드>의 엘파바는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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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글쓴이의 100% 주관적인 견해로 적은 포스팅으로 어느 공식적인 소스에서도 이 두 작품 내지는 두 캐릭터 간의 연관성을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또, 본 포스팅은 영화 <겨울왕국>과 뮤지컬 <위키드>의 내용 누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과거 10년간 브로드웨이를 달구고 있고, 또 2012년부터는 한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대작 뮤지컬 <위키드, Wicked>의 팬 -- 이라고는 하지만 단 2번 밖에 보지는 못했다 -- 으로서 2013년 11월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 <겨울왕국, Frozen>을 기다린다는 것은 매우 황홀한 기대였다.

미국에서 영화가 개봉되고 사운드트랙이 발매된 직후인 2013년 11월 말, 인터넷을 통해서 <겨울왕국>의 사운드트랙을 처음 접했을 당시에는 '디즈니의 새로운 뮤지컬 애니메이션' 이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가지지 못한 상태였다.





아무 정보 없이 감상한 사운드트랙은 영화를 감상하기 전부터 나의 뇌를 충분히 자극했고, 이러던 중에 어떤 솔로곡에서 매우 익숙한 목소리를 하나 듣게 되었다. "Let it go"


혹시나해서 이 곡의 목소리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확인해 보았다. 이디나 멘젤 (Idina Menzel).

응...? 

당시에는 이 배우 이름이 그리 익숙하지는 않은 상태였는데, 다시 확인해 보자하는 심정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위키드> 사운트드랙의 엘파바 역의 배우 이름을 찾아 보았다. 역시, 지금까지 수십번 들어왔던 "Defying Gravity"의 목소리의 주인공, 그녀였다.



엘파바하면 이디나, 이디나하면 엘파바



우연이였을까? 의도적인 선택이였을까?

12월의 어느 날, <겨울왕국>의 엘사 역의 가수로 현재 한국어 초연 공연 중인 뮤지컬 <위키드>의 엘파바 역을 맡고 있는 박혜나가 캐스팅되었다는 소식.

최근 알게 된 얘기로는 독일판 <겨울왕국>의 엘사역이 <위키드> 독일어 공연 초연에 엘파바 역이였던 Willemijn Verkaik이라는....



미국에 비해 한달 반 가량 늦게 개봉한 <겨울왕국>을 더이상은 기다릴 수가 없어 개봉 첫주에 극장에 다녀왔는데, 역시, 내가 느낀 <겨울왕국>의 엘사의 이미지는 뮤지컬 <위키드>의 엘파바의 이미지와 유사한 점이 많았다.

엘파바 역의 배우의 캐스팅은 어느 정도 의도적인 의미가 있었으리라는 (혼자만의) 상상은 영화 관람 후에는 (역시 나 혼자만의) 잠정적 개연성을 가진 사실로 받아 들이게 되었다.



대체 어떤 점에서 두 캐릭터는 닮은 꼴이라고 생각했을까. 두 작품의 플롯 진행에 따라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았다.



이 그림은 바탕화면용이므로 만지면 커집니다 +_+



선천적으로 부여된 마법.


두 인물 모두 이유는 알 수 없으나 -- 엘파바의 출생의 비밀은 극의 후반부에 밝혀지기는 하지만 -- 마법을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게 된다. 그 능력은 때로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때로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발휘되며 그 마력을 스스로 제어하는 능력은 가지지 못 한다.

엘사는 얼음 속성에 특화된 원소 계열 마법사(?)라는 점, 엘파바는 중력장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의 차이점은 있다.



여동생에 대한 애뜻함.


두 인물 모두 두 자매의 장녀로, 어여쁜 여동생을 가지고 있다. 

엘사는 본인의 실수로 인해 동생 안나가 피해를 입게 되자, 그 사고에 대한 피해의식, 그리고 다시 동생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두려운 마음 등 -- 이외에는 사고를 예방하고자 하는 부모님의 대비책, 사람들로부터 보호 (어쩌면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등등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 에 의해 동생을 아끼는 마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생과 일부러 거리를 둔 삶을 지낸다.

엘파바의 동생 네사로사는 어렸을 때의 사고로 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인이 된 소녀로, 엘파나는 동생의 손발이 되어 보살펴주고 아낌없이 동생을 사랑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엘사는 츤데레적인 성향을 다소 가지고 있고, 엘파바는 동생 바보라는 점. 그리고 안나는 언니에 대한 무한 사랑, 네사로사는 언니를 은근히 싫어한다는 점.



이 그림도 바탕화면용~ 



청소년기의 고립된 생활.


엘사는 본인이 제어할 수 없는 마력이 점점 커짐에 따라 독방에 감금-_- 당하게 되어 혼자 사춘기를 보내게 되고, 엘파바는 쉬즈 마법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녹색 피부 때문에 괴물이라 불리며 왕따로 살게 된다. 룸메이트인 갈린다에게서 외모로 조롱까지 받게 되는 불쌍한 청소년기를 보내는 엘파바 ㅠㅠ



세상에서 인정을 받게 됨.


우울한 청소년기를 보낸 두 인물은 지역사회에 화려한 데뷔를 한게 된다. 

신분이 공주인 엘사는 성인이 되면서 선왕의 뒤를 이어 에렌델 왕국의 여왕이 되고, 쉬즈 마법학교의 모리블 학장에게서 마법으로 인정을 받은 엘파바는 학교를 대표하여 오즈의 마법사를 만날 수 있는 특권을 얻어 꿈에 그리던 에메랄드 씨티를 방문하게 된다.



마녀로 몰려 쫒기는 몸이 됨.


하지만 화려한 데뷔도 잠시, 

엘사는 여왕 즉위 파티에서 자신의 마법을 제어하지 못하여 시민들을 위태롭게 만드는 사고를 일으켜 마녀로 몰리게 된다.

엘파바는 에메랄드 씨티에서 오즈의 마법사의 비밀과 모리블 학장의 음모를 알게 되는데, 위협을 느낀 모리블 학장은 엘파바를 마녀로 규정하여 그녀를 처단하기로 결정한다.



세상에서 떠나 은둔 생활을 시작.


엘사는 에렌델 왕국으로 돌아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산 속에서 거처를 마련하여 자유롭게 살기를 염원하여 자신만의 성을 만들고 이곳에서의 은둔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엘파바는 오즈의 군인들에게 쫒기는 몸이 되자 글린다의 도움을 받아 서쪽 탑에 혼자 거주하게 된다.

혼자 살기 적적했던 이들은 벗(?)을 만들어 두는데, 엘사는 마쉬멜로우로 하여금 성을 지키게 하였고, 엘파바는 모리블 학장의 꾐에 빠져 만들어 낸 날개달린 원숭이를 자신의 거처에 함께 두어 이들을 보살핀다.



레리꼬~ 레리꼬~



자신의 의도와 다르게 진행된 민폐 마법.


애당초 엘사는 자신의 마법을 제어할 수 있는 힘을 충분히 가지지 못해,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자신의 축하파티에 찾아 온 이들을 위협하기도 하고, (그저 슬피 도망만 갔을 뿐인데) 도시와 산하 전체를 얼어 붙게 만드는 대규모 민폐를 시전하기도 했다. 자신을 찾아 온 안나에게 돌아가라고 소리만 쳤을 뿐인데 안나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드는 민폐도 자행하기도 했다.

엘파바는 그저 자기 동생 네사로사가 걸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신발에 마법을 걸었을 뿐인데, (여기에는 사연이 복잡하게 많았지만 ) 이로 인해 결국 엉뚱한 보크만 양철통을 만들어 버리는 결론을 만들어 버렸다.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의 위협.


이래저래 민폐 마녀 캐릭터가 되어 버린 비련의 두 주인공은 결국 목숨까지도 위태롭게 된다.

에렌델 왕국을 노리는 한스의 속셈, 그리고 오즈를 자신의 뜻대로 지배하기 위한 모리블의 음모의 화살은 결국 우리의 불쌍한 두 주인공을 항하게 된다.



주인공을 구해내는 우정의 손길.


두 작품은 공통적으로 두 여성 캐릭터 간의 우정을 다루고 있다. 

<겨울왕국>에서는 엘사, 안나 자매 사이의 우정, 그리고 <위키드>에서는 엘파바와 (한때는 앙숙이었지만 이제는 친구가 된) 글린다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두 작품 모두 두 주인공의 생명이 위협 받는 순간 우정의 손길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게 된다. 

다소 차이가 있다면 안나는 자신의 언니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온 몸을 날리는 희생정신을 발휘하는 적극적인 도움, 글린다는 엘파바에게 마녀사냥꾼들이 엘파바에게 향하고 있다는 소식을 미리 알려 이를 대처할 수 있게 도왔다는 소극적인 도움의 차이는 있다. (사실 엘파바가 목숨을 구한 데에는 본인의 기지를 발휘한 것과, 피에로의 도움의 효과가 더 크기는 했다. 오히려 글린다의 사회적인 명성에 해가 될까바 엘파바가 글린다를 숨겨준 게 더 인상적이기는 했다.)


위키드 초연의 글린다 역의 크리스틴 체노웨스와 엘파바 역의 이디나 멘젤



작품의 대표곡의 성격.


마지막으로 위 두 작품의 대표곡인 "Let it go"와 "Defying Gravity"에서 모두 주인공이 표출하고 있는 감정에서의 유사함을 느낄 수 있다.

두 곡 모두 자신이 처한 환경과 한계를 벗어나서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새로운 삶에 대한 열망, 그리고 그 삶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감동적인 곡인데, 두 곡 모두 변화(change), 한계(limit)를 이겨내려는 노력, 홀로 설 수 있음에 대한 자신감(confidence)를 주제로 삼고 있다.


곡의 기승전결도 유사한 전개를 가지고 있다.

"Let it go" (가사 링크: http://www.metrolyrics.com/disneys-frozen-let-it-go-lyrics-idina-menzel.html)

자신의 현실에 대한 상심 - 용기의 획득 - 한계에 대한 도전 및 세상의 규칙에서 탈피를 선언 - 자신의 입지 확인 - 자아의 실현 (얼음성의 축조) - 새로운 세계관 및 자아의 확립 (의상의 변화)

"Defying Gravity"  (가사 링크: http://www.metrolyrics.com/defying-gravity-lyrics-wicked.html)

(글린다가 제시하는) 현실에 대한 이해 - (엘파바의) 현실에 대한 부정 - 변화에 대한 갈망 - 한계 도전에 대한 의지 - 자아의 실현 및 한계의 극복 (하늘로의 비행) - 자아의 확립 (곡의 엔딩)


노래 가사에 따른 장면의 전환은 위에 괄호 안에 함께 표시했는데, "Let it go"에서 자신만의 성을 만들고 새로운 의상으로 갈아 입는 장면의 유사성은 "Defying Gravity"에서 하늘로 날아 올라 크게 소리치는 엘파나의 외침과 매우 유사하게 다가왔으며, 이 때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 역시 동일한 감정선 상에서 받아 들일 수 있다.


위 두 곡의 배치도 두 작품에서 각각 허리를 담당하고 있는 부분으로, 이 곡을 전후로 주인공의 성격과 사건의 전개 양상이 서로 대조적으로 전개된다는 점도 <겨울왕국>와 뮤지컬 <위키드>의 유사성을 연상지을 수 있었다.



엘파바에게 속닥속닥




<겨울왕국>과 뮤지컬 <위키드> 모두 내게 엄청난 망치를 쿵하고 던져 준 작품으로, 작품 자체의 매력과 사운드트랙의 아름다움은 절대 잊을 수 없는 감동적인 작품이었다.

들리는 얘기로는 2014년 혹은 2015년에 뮤지컬 <위키드>가 헐리우드에서 영화화된다고도 하는데, 이 작품은 또 어떻게 새로 다가 올 지, 또 이디나 멘젤이 등장해 주실 지 벌써부터 기대가 두근두근되고 있다.









겨울왕국 (2014)

Frozen 
8.4
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출연
박지윤, 소연, 박혜나, 최원형, 윤승욱
정보
애니메이션, 어드벤처, 가족 | 미국 | 108 분 | 2014-01-16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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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써니 2014.04.01 16:0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비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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