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11 20:03

혁명의 시대에서 꿈꾸는 자들, "몽상가들"


5월 혁명 (68혁명) - 출처: 위키피디아 


5월 혁명(五月 革命) 또는 68 혁명(프랑스어: Mai 68, May 68, 독일어: Mai 68), 또는 프랑스 5월 혁명은 프랑스 드골 정부의 실정과 사회의 모순으로 인한 저항운동과 총파업투쟁을 뜻한다. 이 혁명은 교육체계와 사회문화라는 측면에서 "구시대"를 뒤바꿀 수 있는 기회로 보였다. 즉,68혁명 또는 5월혁명은 가치와 질서에 저항한 사건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처음에는 파리의 몇몇 대학교와 고등학교, 대학 행정부와 경찰에 대한 학생 봉기로 시작했다. 드골정부는 경찰력을 동원해 저항을 진압하려고 했으나 이는 운동의 열기만 점화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았으며, 라틴 지구의 경찰과의 가두전투를 일으켰고, 결국 프랑스 전역의 학생과 파리 전 노동자의 2/3에 해당하는 노동자 총파업으로 이어졌다. 드골 정부는 이러한 시위자들에 대항해서 군사력을 동원했고 의회를 해산했으며 1968년 6월 23일에는 다시 총선을 실시했다.


이즈음 정부는 붕괴되기 직전이었고 드골은 독일군 주둔의 비행 기지로 잠시 피신하기까지 했으나, 혁명적인 상황은 지속되지 못했고 좌파연합인 노동총연맹(Confédération Générale du Travail)과 프랑스 공산당(Parti Communiste Français, PCF)의 실책으로 인해 노동자들은 복귀했다. 6월에 총선이 이루어지고 나서 드골의 정당은 이전보다 더 힘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드골은 이듬해 물러나고 말았다.


저항자들에게 68년 5월 혁명은 실패였으나, 사회적으로 엄청나게 큰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에서는 종교,애국주의,권위에 대한 복종 등의 보수적인 가치들을 대체하는 평등, 성해방, 인권, 공동체주의, 생태 등의 진보적인 이념들이 사회의 주된 가치로 자리매김하였으며, 이러한 경향이 현재의 프랑스를 주도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단 한달 동안에만 일어난 것은 아니고, 68년 5월 혁명은 이러한 가치의 이동의 대명사가 되었다.




68년 4월.

파리에 유학 온 미국 유학생 매튜는 영화광이다. 

그는 시네마떼끄에 출퇴근 하듯 방문하여 영화를 관람한다.


이 무렵 프랑스 정권은 문화탄압의 일환으로 시네마떼끄를 폐쇄하려 하고,

영화계 인사들과 영화광들은 이들에 저항하는 운동을 자행한다.

경찰과 시네마떼끄 앞에서 대치하고 있던 어느 날, 매튜는 프랑스인 쌍둥이 남매 이자벨과 테오를 만나게 된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2003년 작품 "몽상가들"은 

1968년 5월 프랑스 전역에서 발생한 68혁명을 전후의 시기에 동갑내기 세 남녀의 자유와 일탈, 그리고 저항에 대한 사건들을 그린다.



이 시대의 갈등은 사회를 바라보는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의 가치관의 차이.

이들의 시선의 차이는 '라이터'라는 소재를 이용하여 밝혀 주고 있다.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더라고 환경과 조화로운 모습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 젊은 세대와는 달리, 

기성세대들은 '조화'라는 개념은 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때, 즉 외재적인 관점에서만 가능하다고 믿는다.

이들은 젊은이들의 이런 믿음이 거만하고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기성세대의 대표자로 과거에 '시는 탄원서'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던 테오와 이자벨의 아버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는 현실에서의 자유와 해방을 위한 저항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젊은이들은 그들만의 자유와 해방의 꿈을 절대적으로 누리기를 바란다.

이자벨과 테오의 부모님이 여행을 위해 한달 간 집을 비우게 되자 매튜에 강한 호감을 느낀 두 남매는 그를 집으로 초대, 세 젊은이의 동거를 시작한다.

기성세대의 틀에서 벗어난 이들이 먼저 실행한 것은 루브르 박물관에서 달리기. 

영화에 나온 한 장면의 모습을 언젠가 한번 시도하고 싶었던 테오와 이자벨은 메튜를 동행으로 삼아, 이 달리기를 시작으로 자신들이 꿈꾸던 자유와 일탈, 해방의 삶을 하나씩 실현한다.


그러나 이들의 행동들은 자신들의 주장과는 달리 많은 모순들이 숨어있다.

어긋난 성 의식, 무분별한 소비와 낭비, 행동에 대한 무책임성을 드러내는 그들은 부모의 용돈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였다.

자신들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쓰레기통에서 음식물 뒤지기, 와이너리에서 오래된 포도주를 꺼내오기, 그리고 용돈을 받기 위해 부모에게 전화하기 뿐이었다.

심지어 이들은 유아적 사고의 틀에서 빠져 나오기를 거부한 채 자신들만의 유희에 머물렀고, 

자신의 아버지와 윽박지르머 싸우던 게 언제였다는 듯이,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혁명운동의 참여에는 무관심했다.

이렇게 이들은 영화 제목처럼 자신들만의 '꿈'에 빠진 '몽상가들'이 되어, 현실과 유리된 이세계에 머무르고 있었다. 


'몽상'에 빠져 있는 이들을 받아 줄 수 있던 존재는 오히려 그들의 아버지.

기성세대로 대표되는 아버지는 세 남녀의 일탈을 눈으로 목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모습을 인정해 주었고 그들만의 틀을 깨뜨리지 않았다.


이들만의 '꿈'은 영원할 것 같았다.

그러나 자신들이 잠들어 있는 사이 부모님들이 집에 다녀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자벨은 목숨을 끊음으로서 기성세대의 틀을 벗어나고자 한다.


하지만 이 세 남녀의 '꿈'을 깨운 것은 현실을 환기시키는 하나의 돌멩이.

시위가 확산되면서 이들의 집 창문을 깨고 들어온 돌멩이는 집 구석에서 유아적 사고에만 갖혀 자신들만의 자유를 갈망하는 '세 남녀의 몽롱한 꿈'을 깨우고 말았다.

세 남녀가 발길을 향한 곳은 혁명의 현장.

현실로 돌아온 테오와 이자벨은 시위에 가담하여 경찰을 향해 자신의 이상을 다시 확인했고,

쌍둥이 남매와 달콤한 꿈을 꾸고 있던 매튜는 그 현장에서 벗어나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한 시대의 시대상과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관을 그린 감독은 이 영화의 문법을 전개하기 위해 '영화'라는 장치를 잘 활용하고 있었다.

씨네필이라는 세 주인공의 설정을 통해 영화라는 매체가 가지고 있는 저항성을 혁명의 아이콘으로 나타냄과 동시에, 68년 혁명 당시에 추구하던 자유, 인권, 평등, 성해방 등의 가치를 대변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이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의 자유분방함과 일탈을 보여주는 사건들을 고전 영화들의 한 장면 한 장면과 비교하여 보여 주어, 이들의 가치관을 '영화'라는 대명사를 통해 서술하고 있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다르, 채플린, 트뤼포 등의 영화들이 언어적 장치이자 오마쥬로서 등장하고 있는데, 이들 고전 영화에 대한 식견이 있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 같다.


꿈을 깨어 나온 주인공들의 모습 뒤로 엔딩곡으로 흘러나오는 "Non, je ne regrette rien"은 

이후 크리스토프 놀란의 <인셉션>에서 꿈을 깨우는 '킥'의 장치로 사용되는데, 

<인셉션>에서 놀란 감독이 의도가 어디에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보다 <인셉션>을 먼저 접한 내게는 하나의 또 재미있는 생각할 거리였다.





몽상가들 (2014)

The Dreamers 
8.1
감독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출연
마이클 피트, 에바 그린, 루이스 가렐, 안나 챈셀러, 로빈 레누치
정보
드라마 |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 114 분 | 2014-02-06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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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4
  1. BlogIcon ㅇㅇ 2014.02.13 02:1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몽상가들에 대한 입소문으로 극장에서 봤다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고 나온 사람입니다.
    남들은 다들 혀를 내두르고 왔다는데 저만 이해 못해서 내가 이렇게 무식한건가 싶은 기분이었는데 지금 이 글을 읽고 나니 조금 정리 되는 기분이네요...

    • Favicon of http://gp.pe.kr BlogIcon 지피군 2014.02.13 17:08 신고 address edit & del

      제 해석이 100%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제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니깐요.
      저도 영화 보고나서 감독이 말하려는 게 대체 뭘까 한참 고민하고, 영화 함께 본 여자친구와 토론 후에 다시 또 정리한 후 낸 결론이에요. 쉽게 결론내릴 수 없는 영화인 것 같아요.

  2. Favicon of http://freaking.tistory.com BlogIcon 지식전당포 2014.02.16 01:07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유익하게 봤습니당^^

    • Favicon of http://gp.pe.kr BlogIcon 지피군 2014.02.17 20:12 신고 address edit & del

      유익하게 보셨다니 감사할 따름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