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02 01:42

벼락치기 간사이 여행 04: 텐노지 공원 ~ 오사카성

- 지난 이야기 -
츠텐카쿠. 과거에는 신문물의 중심이자 오사카의 상징이었으나, 이제는 과거의 영화는 뒤로 한 채 그 흔적만 남아 있었다. 이제는 발걸음을 텐노지 공원으로 향하는데..


#1. 텐노지(天王寺) 공원/동물원

오사카 남부에 있는 유명한 공원으로 내부에는 정원도 있다고 한다.
공원에는 동물원도 함께 있는데, 일본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공원이라고 한다.
동물원에 갈 생각은 애당초 없었고 공원이나 한번 가보자는 생각에, 신세카이에서 멀지도 않아서 발길을 그곳으로 돌렸다.

단지, 하나 좀 걸렸던 게 오사카성 천수각(텐슈카쿠;天守閣)이 오후 5시에 닫는다는 사실.
그리고 이 때 시각이 3시 30분 경이였다는 점이다.

 

즈보라야에서 동쪽길로 빠져 나오면 몇 발자국 안 되서 텐노지 공원 입구에 도착한다.

중앙 입구는 동물원으로 들어가는 길.
 


입구 양쪽으로는 공원으로 난 길을 따라 돌아 들어가면 동물원을 가로 지르는 고가다리를 건너게 된다.
다리 양 편으로는 동물원.
이 길을 주욱 따라가면 오사카시립미술관이 앞에 보인다.
 

 
미술관도 어짜피 볼 생각 없었고, 츠텐카쿠 상층에서 보았던 녹지를 향해 이동할 뿐이다.
근데 지도를 봐도 "공원"으로 명명된 곳이 어디인지 명확하지가 않다...
제일 큰 문제는 보는 지도마다 표기된 위치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


미술관 앞까지 도착한 나는 미술관 앞에서 좌회전하여 북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위의 지도도, 내가 가지고 있던 다른 지도도 녹지의 북동쪽을 텐노지 공원으로 알려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삼거리에 도착했을 무렵.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길 모양이 공원처럼 생긴 길이 안 나오는 거다. 그리고 향 냄새가 강하게 풍겨 왔다.
그리고 표지판이 나왔는데 공원을 알리는 화살표는 전혀 안 보이고 "一心寺"라고만 써 있는 표지만 있을 뿐.

다시 지도를 꺼내 들었다. 맞는데.
다른 지도를 꺼냈다. "공원"이라는 글씨가 녹지 남서쪽에 써 있다.
또 다른 지도를 꺼냈다. "공원" 글씨가 녹지 남동쪽에 써 있다.
ㅅㅂ 어쩌라고... -_-

시계를 보았다. 오후 4시... 
아 이런.. 오사카성..
어쩔 수 없다. 지금이라도 발걸음을 돌려야겠다. 일단 오사카성으로 갈 지하철을 파악한 후 다시 급하게 움직였다.
사카이스지(堺筋)센 도부츠엔마에(動物園前)역으로. 

도중 가이드북에서 보았던 스파월드 세카이노다이온센(スパワ-ルド 世界の大溫泉)을 지나게 되었다.
건물만 봐서는 정말 크다. -ㅁ-

날씨도 덥고. 땀으로 온통 젖고. 시간은 없고. 시간만 버리고. 짜증이 났다.
공원 따위 볼 생각은 말고 그냥 바로 오사카성으로 갈 껄... 
 
글을 쓰는 지금 보면 공원을 가기 위해서는 아예 텐노지역으로 갔어야 했다.
텐노지역은 또 다른 번화가 중 하나이고, 오사카 중심을 지나가는 지하철 미도스지(御堂筋)센도 지나가서 이동하기도 좋은데..

* 인근에 시텐노지(四天王寺)라는 절이 있는데 가 보고 싶었으나 현재 2012년 3월까지 내진보강공사로 인해 휴관 중이라 가 보지 못 했다.


#2. 지하철로 오사카성 가기

지하철로 오사카성(오사카조;大板城)을 가는 방법은 꽤 많다.
성 주변에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공원 인근에 여러 지하철역이 있기 때문이다.


 
역사박물관을 보고 트램을 타고 들어가려면 타니마치(谷町)센, 추오(中央)센의 타니마치욘초메(谷町四丁目)역을,
음악당 쪽으로 들어가려면 추오센, 나가호리츠루미료큐치(長堀鶴見綠地)센(아따 길다)모리노미야(森丿宮)역을,
북쪽의 고쿠라쿠바시(極楽橋)라는 다리 쪽으로 구경하고 싶다면 나가호리츠루미료큐치센의 오사카비지니스파크(大板ビヅネスバ-ク)역을, 
니시노마루정원(西の丸庭園)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타니마치센, 케이한(京板) 전철의 텐마바시(天滿橋)역을 이용하면 된다.
또, JR 순환선 오사카조코엔(大板城公園)역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이 부근에는 수상버스를 탈 수 있는 선착장도 있다. 


#3. 오사카성 가기

예전에 한번 오사카성에 갔던 적이 있었다.
그 때는 8월 초의 여름날이었는데, 시간이 넉넉치 않아서 천수각에 들어가지는 못하고 겉만 구경했었다.
마침 니시노마루정원에서는 무슨 행사를 하고 있었다. 대강 훝어보고, 천수각도 대충 보고 얼른 왔다. 
그리고는 한국에 오는 비행기를 탔는데, 후에 알게 된 사실이..
오사카 성에서, 그리고 정원에서 마츠리(祭; 축제)인 하나비(花火)를 하고 있었다는 것... -ㅁ-
그리고 전날 밤에는 불꽃놀이도 했다고 하던.. OTL
 
이런 슬픈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 당시에는 타니마치욘초메역에서 내려서 걸어 들어 갔기에,
이번에는 다른 방향인 모리노미야역 방향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도부츠엔마에역에서 출발한 나는 나가호리바시(長堀橋)역에서 내려 나가호리츠루미료쿠치센을 환승해서 모리노미야역에서 내렸다. (이 짧은 시간에 열차에서 곤하게 잤다 =ㅁ=)

 
#4. 오사카성 공원

나가호리바시역에서 나오면 바로 오사카성 공원으로 연결된다.

때는 오후 4시 30분.
한 켠에는 어르신들이 자전거를 함께 타고 계시고,
또 한 편으로는 아이들이 조그마한 인공개울에서 물장난을 하고 있다. 

 

그랬더니 이 꼬마 녀석들이 갑자기 자기네 사진을 찍어 달라고 난리다.
나는 일본말을 못 알아 들어서, 이 녀석들은 영어를 못 알아 들어서 서로 어리둥절해 있다가 간신히 의사소통이 통해서 찍어 준 일본 아이들.

 

뜨거운 햇빛 아래 분수가 물을 뿜어 대고 있었으며,
오사카 시민들은 이 날씨 아래에서도 애완 동물을 데리고 나와서, 혹은 자전거를 타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한 번은 중학생 정도 되는 학생들이 함께 뛰는 광경을 목격했다. 보아하니 무슨 운동부 학생들 같았다.
잠시 후 뛰기를 넘추고 함께 걷고 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한 여학생이 교복을 입은 채로 자전거를 타며 따라가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 여학생은 숫자를 세더니 "스타또!"를 외치고 학생들은 다시 뛰기 시작했고, 모두 이러기를 여러 번 반복하고 있었다.
순간, 이 여학생이 일본 만화에서 보던 학교 운동부의 매니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도중, 희한하게 생긴 나무 하나를 보았다.


설명을 읽어 보니..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오사카성을 세우기 전, 한 노승이 이 위치에 절(이라고 했던 것 같다)을 세웠고, 당시에 자신의 외투를 이 나무에 걸어 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도요토미가 여기 와서 오사카성을 지었다고 하는데 안내문 내용이 가물가물해서 더 이상 생각이 안 난다.. -_-;;


한참을 걸었다. 헥헥헥. 정말 덥다. 몸이 녹아버릴 것 같다.
지도로 볼 땐 몰랐는데, 이 길이 겁니 먼 길이다.. -_-;;
외측 해자(垓子)를 통과해서 한참을 들어가니 내측 해자가 드러났고 (여긴 물은 현재 없지만..),
이제서야 낯익은 광경이 나타났다. 
 


사쿠라몬(桜門). 천수각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보면, 일본 성벽은 참 밋밋하다. 그냥 허옇게 회칠하고 끝.
문도 마찬가지로 밋밋....

문을 통과하면 왼쪽에 물이 있다.
너무 더워서 한 모금 마셨다. (근데 이틀날 깨닫게 된 건데, 이 물은 마시는 물이 아닌가 보다. 다들 손에 물을 적시기만 하던데 -_-)
천수각에 들어가야 한다는 신념으로 어김없기 또 걸었다.
드디어 눈 앞에 보인다. 천수각이!! 


교복입고 단체 여행 온 학생들의 모습도 보였고,
한국인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그럼 이제 들어가 볼까?
응?

 
입구가 닫혀 있어? 그리고 입장이 안 된다고...? 나 열심히 왔는데? 5시 전에 온다고???
흠... 살펴 보니...
폐관은 5시.. 입장은 4시 반에 마감.. 그리고 지금 시각은..?
4시 57분...  

=ㅁ=

들어갔던 사람들도 하나둘 나오고 있는 시각이었다... ㅠ 
나는 허탈하게 벤치에 앉아서. 그냥 셔터만 누를 뿐이었고.

 
탄 속을 식히기 위해 얼음 탄 메론맛 환타를 자판기에서 뽑아 마시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참새 한 마리는 무심히 내 곁을 지날 뿐이었다.


 기왕 온 김에 맘에 들 때까지 사진이나 찍자.
 허나. 그리 맘에 드는 놈도 잘 안 나오네... -_-;;
 

 
지도를 보니 천수각 앞에 킨조(金藏)라는 창고랑 킨메이수이야카타(金明水井戶屋形)이라는 우물이 있다고 해서 찾아보니, 킨조는 그냥 화장실 앞에 그저그런 회칠한 건물(문은 굳게 닫혀 있다), 우물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인다. -_-

에라 모르겠다. 고쿠라쿠바시라는 다리가 천수각 뒤편으로 그려져 있길래 그거나 보러 갈까 하고 킨조를 지나 오른편 길로 돌아 들어 갔다.
그랬더니 해자 건너편에 웬 낚시하는 청년이.. ㅎㅎㅎ
부랴부랴 망원렌즈로 갈아끼고 그 장면을 찍었다.


계속 가던 길을 가서 오른쪽길로 계록 들어가 보니 웬 건물 하나가 있고, 더 들어가 보니..
응? 


이런 데 왠 신사가...?
너무 쌩뚱 맞게 성 옆에 신사가 숨어 있는 것이다.. -_-;;

다리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는 건가하고 와 본 길인데, 다리를 건너기는 커녕 높은 축대 때문에 다리는 보이지도 않는다.. -_-
사실 처음에는 모리노미야역 대신, 오사카비즈니스파크역에서 내리려고 했는데,
천수각을 보기 위해 아무 생각 없이 오사카비즈니스파크역에서 내렸다면 완전 "잣" 될 뻔했다... 
아니 그 길로 갔어야 했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했던 이동경로는 푸른선인데..
실제로 내가 걸어야 했던 결로는 붉은선이기 때문이다.. =ㅁ= !!!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푸른선의 경로로 천수각 가는 방법이 가능하다.. -ㅁ-
(이 글 맨 뒤의 "뒷 이야기" 참조)


천수각 남쪽에서 오사카성 사진을 실컷(?) 찍었으니 이제 해자가 나오게 해서 찍어야 겠다.
그래서 사쿠라몬으로 나온 나는 이번에는 니시노마루정원 족으로 가기 위해 오른쪽(즉, 서쪽)으로 돌았다.
아.. 알겠다. 3년 전 오사카에 왔을 때 축제를 하던-_- 곳이 여기였다. (제길슨.. -_-+++)
그리고 지금은.
문이 굳게 닫.혔.다.
ㅠㅠㅠㅠㅠㅠ 

아 왜 내게 이런 시련이.. ㅠㅠ

또 돌았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
오테몬(大手門) 쪽으로 나와 다시 오른쪽(북쪽)으로 돌았다.
이젠 슬슬 무릎과 발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정원이 닫겨 있어 또 돌아가야 하는 현실 -ㅁ-
붉은선처럼 힘들게 힘들게 돌아가서 결국은 이 사진을 건졌다!

 



으허.
이 구도에서 사진 한 장 찍겠다고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시계를 보니 이미 6시 20분.
배도 고프고, 졸립고, 피곤하고, 다리도 아프고. 이제는 도톤보리로 돌아가 저녁을 먹어야 겠다.
이제 슬슬 마무리를 해야지. 

이렇게 근처에 있는 텐마바시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잡아타고 난바역으로 터덜터덜 향했다.
히유~
 

* 뒷 이야기

현재 시점에서 블로그 글을 작성하는 중에, 깜짝 놀란 일이 있다. 
며칠 전의 일인데, 오사카 관광 상품 소개에서 오사카성 사진을 보았다.
근데. 헐. 고쿠라쿠바시와 천수각이 함께 나오는 구도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동일한 사진이 검색이 안 되는데. 대충 이런 정도의 사진이랄까..?

  
아놔.. -_-...
왜 다리 근처까지 가 놓고 .. 좀만 더 갈 생각을 안 했던 거지..? -_-;;;;
더 괜찮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방금 이 사진을 검색하다가 한 가지 또 알게 된 사실인데..
이 다리 지나서 천수각으로 올라가는 게 가능하다네???? =ㅁ=
난 대체 뭐 한 거임?????


* 오사카성 천수각 (오사카조 텐슈카쿠; 大板城 天守閣)
임진왜란의 전범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1583년에 지은 성. 1615년 에도막부와의 전쟁 때 불타버림.
이후 더 큰 규모로 재건하지만 1665년에 다시 소실되었고, 현재의 천수각은 도요토미 당시의 천수각을 그린 그림을 토대로 복원한 것. 현재 천수각의 내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박물관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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