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3 00:07

벼락치기 간사이 여행 10: 그 날의 점심식사 - 와라, 이타다끼

- 지난 이야기 - 
킨카쿠지.. 한 눈에 들어오는 그 모습은 참 예쁜 광경이었다. 하지만 일단은 먹고 보자고!

#1. 뭘 먹지?

가이드 책을 봐도, 윙버스를 봐도 도무지 킨카쿠지(金閣寺) 주변에서는 뭘 먹을 지 모르겠다.

일단 식당 정보가 별로 없다.. 
킨카쿠지미치 주변에서 소개하는 식당들은 그저 두어군데..
그나마도 교토식 도시락 파는 집이라 한 끼 먹는데 2000엔 이상을 줘야 한다. (너무 비싸.. ㅠㅠ)

그렇지 않으면 킨카쿠지에서 20분 가량 걸어가야 하는데.. 이 더위에 갈 엄두가 안 난다.. -_-
땀이 많은 체질이라 전날부터 지금까지 흘린 땀만 해도 장난 아닌데, 천상의 맛을 보러 가는 게 아닌 이상 그렇게까지 걸어갈 수는 없다.

그리고 전날 점심으로 우동을 먹었으니 (http://gp.pe.kr/69 참조) 우동도 패스.
사실 나는 면류는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거든.

그렇다고 다음 목적지인 긴카쿠지(銀閣寺) 주변에서 먹자니.. 여기에서 긴카쿠지까지 버스로 40분..
그럼 2시다.. 그건 안 돼.. 난 죽을지도 몰라. 털썩

마침 가이드 책과 윙버스에서 공통으로 소개하고 있는 곳이 보였다.
가격도 1000엔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그리고 메뉴는 두부!! 
교토는 두부도 유명하다지?
그래. 이거야.
해서 선택한 곳은 바로 와라(わら)




이 정도 거리면 걸어서 1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이다.

와라를 향해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작은 가게들.





그리고 큰 음식점 하나. 긴카쿠(銀鶴)



1시간 동안 all-u-can-eat 부페가 1800엔이란다.
나쁘지 않은 가격. 그러나 여행 중에는 싸다고 할 수 없고..
저 돈 내고 먹으면 1시간은 먹어야 하기 때문에.. 나에겐 시간이 없다! 시간은 금이라구 친구~
그래서 패스. 
나중에 저스트 고 가이드 책을 보니 도시락도 판다고 하네. (2600엔.. 그리고 5000엔.... OMG -_-)


#2. 와라

덥다 덥다. 신호등도 건넜고. 얼마나 더 가야 할까.
하는 순간 간판이 보인다.

오오. "와라"다!! "와라"!!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을 해서 계속 가는데.. 
안 보인다. 또 다른 간판이 없다 ;ㅁ;
지도를 보니깐 조금 더 지나 갔구나. 
방금 지나친 골목길 안 쪽 작은 사거리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꺾었다. (그러니깐 큰 길 기준으로 좌회전 후 좌회전)


이 동네는 조용한 일본의 주택가이다.
집도 작고. 차도 작고. 어쩜 집 앞에 주차장도 귀엽게 만들어서 차도 저렇게 이쁘게 세웠을까.


라고 감상하며 지나가는데. 어라. "와라"가 왜 안 보일까.
분명 이 길인데, 지도 상에서 또 길을 지나쳤는데.
다시 작은 사거리로 걸어 나오는데.


헐. 저렇게 보이지도 않는 간판을.
이 방향에서 보면 그래도 보이지만 반대편에서는 나무에 가려져서 보이지도 않아...
그리고 이 집은 위에 사진찍은 집의 바로 왼쪽 집이다. ㅋㅋㅋㅋ


아무튼 찾았다. 찾았어. 기쁘다. 헤벌쭉~
계단을 올라 현관으로 향했다.



문이 닫겨 있다.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땡글땡글~"

미닫이 문에 붙어 있는 작은 방울이 울리고, 내부는 마루가 깔린 좁은 복도와 작은 방 하나가 보이는 가정집이었다.
곧 복도 안쪽에서 다른 미닫이 문이 열리며 주인장인 듯한 아주머니 한 분이 나오셨다.

"저 식사하러 왔는데요."

아주머니는 조금 난처한 표정을 지으셨다.

"그런가요.. 근데 우리 2시부터 시작하는데요.."

아... 지금 시각 1시 5분.
일단 배고프다. 그리고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으아니. 왜! ㅠㅠ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죄송합니다"

"땡글땡글"
방울은 다시 울렸고, 나는 허탈한 표정으로 문을 다시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윙버스와 가이드 책을 보니 "12시부터" 라고 써 있다.
어이. 

할 수 없지.
아마도 부업 삼아서 식당을 운영하는 건 아닐까.
현관 옆에 쓰여 있는 "川口"이라는 명패가 다시 눈에 들어 왔다.

그리고는 주린 배를 붙잡고 계단을 털털하니 내려 왔다.




#3. 이제 어떻게 하지...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여기서 해결을 해야 하는데.
all-u-can-eat 부페를 먹을 수도 없고. -_-
다른 식당은 안 보인다. ㅠ

킨카쿠지마에로 나오는 길, 경양식 집이 하나 보인다.
'에효. 일본에 왔는데 이거 먹어야 하나.. ㅠㅠ'
어쩔 수 없다. 이 집 아니면 all-u-can-eat에서 1시간을 싸워야 한다.

경양식 이타다끼(いただき)


메뉴를 보아하니 조금 비싼 편 ;ㅁ;
다른 메뉴들은 그야말로 경양식이라 별로 눈이 안 가는데 유독 하나 시선이 가는 메뉴가 있었으니..

소고기 사-로인 즈-테키 돈부리. 써로인 스테이크를 얘기하고 싶었던 거냐


가격도 900엔이면 선방이고. 모양도 괜찮아 보인다.
그래 이걸 먹자!!


가게 내부. 들어갔는데 점원 외에는 아무도 없다 -_-


깔끔한 인테리어와 친절한 주인 아주머니. 그리고 썰렁한 내부 -_-
이런 데서 먹어도 되는 거지..? 
밖에서 유심히 보았던 소고기 돈부리를 주문하고 (이것도 규동? ㅋㅋㅋ) 나니 손님이 한둘 늘었다.
데이트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커플도 한 쌍 들어왔다. 나쁘지는 않은 가게인가 보지.


식사가 나왔다.
미소시루, 드레싱을 끼얹은 샐러드, 간장+식초 소스, 멸치 몇 조각, 그리고 돈부리!


접시 위에 귀엽게 와사비를 한 점 올려 주었다 ㅎ
소고기는 적절히 미디움 레어 정도로 나왔다. 오오. 맛있어 보여!!!

소스를 살짝 끼얹어서 소고기 한 점에 밥을 살짝 베어서 물었..
아악. 맛있어!!!!!

아무 정보 없이 그냥 들어온 식장에서 처음보는 모양의 음식에서 의외로 맛이 있어서 놀랐다.
양이 먹어 보였으나 저 접시는 실제로는 훼이크고 접시 모양의 밥공기였다 ㅋㅋ
접시 중앙에 안쪽으로 밥공기 정도의 공간이 있어 적당한 양의 밥이 들어 있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뚝딱.
샐러드와 미소시루까지 해치워 버렸다.

잘 먹었습니다!


기분이 좋았다.
가이드 북에 나와 있는 집에 찾아가서 먹은 식사가 아닌, 그녕 무실결에 들어간 식당에서 맛있게 식사를 하고 나니 매우 기뻤다.
우연의 기쁨이랄까.



1시 40분.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늦어졌지만 둘째날의 오후 일정은 이제 시작이다.
다음 목표는 긴카쿠지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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