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18 23:24

벼락치기 간사이 여행 16: 기온마츠리 - 야사카진자 (1)

- 지난 이야기 - 
하루를 종일 다닌 후의 저녁 식사는 간소한 차림의 (그러나 가격은 전혀 간소하지 않은) 교토식 오반자이를 먹었다.. 이젠 해도 이미 졌고,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1. 기온마츠리(祇園祭)

교토의 중심지인 기온 거리에서는 매년 7월, 무려 한 달 동안 축제 마츠리가 열린다.
기온마츠리는 도쿄의 간다마츠리(神田祭), 오사카의 텐진마츠리(天神祭)와 함께 일본의 3대 마츠리로 불리며, 7월 1일부터 31일까지 기온에 위치해 있는 야사카진자(八板神社)와 기온 주변 거리에서 열린다.

기온마츠리의 유래는 서기 8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교토에 전염병이 돌면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이것을 신의 노여움으로 알았던 사람들은 이를 달래기 위해 기온샤(祇園社, 현재의 야사카진자)에서 당시 일본의 66개 행정 구역을 뜻하는 66개의 가마를 만들어 병마 퇴치를 위한 제사인 고료우에(御靈會)를 행하였다.
참조 자료에 의하면, 기온마츠리의 주신은 고즈텐노(우두천황: 牛頭天皇)이며, 이 신의 기원은 신라의 한 고대신이라고 한다. [각주:1]

이 제사는 천년을 내려오면서 이제는 교토에서 가장 큰 행사가 되었는데,
7월 17일에 기온 거리에서는 기온마츠리의 가장 핵심이 되는 행사인 야마보코 준코(山鉾巡行)가 이뤄진다.
이 행사에는 야마보코(山鉾)라는 32개의 큰 가마(혹은 수레)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그러나.
내가 간사이에 머물러 있던 기간은 7월 14~16일.
17일에 이 행렬이 있는 지도 몰랐고 ㅠ
간사이 공항에 도착하고 나서 여행자 안내 센터에서 그 직원이 "참 운이 좋구나"라는 말을 듣고 난 후에 17일에 야마보코 준코가 있다는 걸 알았을 뿐이고.. ㅠㅠ (http://gp.pe.kr/68 참조)
으아앙. ㅠㅠ



#2. 요이요이야마

오후 7시 40분.
야사카진자의 남쪽 도리 (신사의 입구) 앞에 도착했다.



도리 안쪽부터 많은 등이 밝혀져 있었고,
사람들은 하나둘씩 발걸음을 신사로 향하고 있엇다.




신사 경내로 들어간 순간,



아. 엄청난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안쪽에는 사람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통제를 하고 있었다.
오늘 밤, 여기서 뭔가가 있구나!!!


기온마츠리의 본 행사인 야마보코 순행이 있는 날인 17일의 전날 밤에는 전야제인 요이야마(蕭山)가, 그리고 그 전날밤에는 요이요이야마(蕭々山), 또 그 전날인 15일 밤에는 요이요이요이야마(蕭々々山)가 있다고 한다.
아마도 이 날은 요이요이야마 중 하나가 진행 중이었던 것 같다.





중앙에 있는 건물 내부에는 황금색의 물건들이 놓여 있는데 가마와 같은 형상이다.
야사카진자의 다른 사진들을 보니 보통 때는 없는 것으로 마츠리 때에만 쓰는 것들인가보다.





신사의 본당 내부에는 흰 옷을 입고 검고 긴 모자를 쓴 신관이 보이고,
또 검은 겉옷을 걸친 장로들도 보였다.
건물 내부에서 간간히 북소리도 들리고..
때로는 신관이 춤을 추기도 했고, 절을 하는 장면들도 보였다.
그러나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다.

축제라는 말이 사실은 제사에서 비롯된 말이고, 우리 나라에서의 축제도 항상 축제 본행사의 시작은 제사로 시작되고, 신주를 받는 등의 의식이 이뤄지게 된다.
아마 잘은 모르겠지만, 이 곳에서도 비슷한 의식이 치뤄지고 있는 것 같다.
그것도 그럴 것이, 행사를 진행, 통제하는 사람들이 신사 본관으로 사진 촬영을 금하고 있었다.
뭔가 영(靈)적인 의식이 진행 중인 것 같았다.

이 장면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둘러서 있었다.


한 쪽에 매달려 있는 수 많은 오미쿠지들. 아마도 흉(凶)의 점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겠지.



순간,
경내의 등에 모든 불이 꺼졌다.
그 뿐 아니라 건물 내의 불, 상점의 불, 가로등까지 꺼졌다.
카메라에서 나오는 불빛도, 핸드폰의 불빛도, 어느 인공의 불빛도 용납하지 않았다.

신사 내에 남아 있는 불빛은 하늘에 밝게 떠 있는 보름달 뿐이었다.
몰랐다. 보름달이 이렇게나 밝은 빛을 가진 줄은..


곧 신사의 본관에서 사람의 움직임이 보였다.
본관 건물 안에 있던 신관들과 장로들이 중앙에 있는 건물로 이동 중이었다.
그리고는 등 아래 놓여 있는 황금색의 물건들 사이사이를 다니면서 또 어떤 의식을 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둡기도 했고, 그 내부는 흰 천으로 가지고 있었기에, 무얼하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약 15분간 어둠은, 아니 보름달의 광채는 지속되었다.
흰 천 역시 자취를 감추었고, 모두가 건물에서 빠져 나오는 듯 보였다.


앗. 불이 켜졌다.



불이 들어 온 순간, 신사 경내에 있던 모든 관람객들은 "오~"하는 소리를 냈다.


뭐가 좀 줄어 들지 않았음? 


고개를 돌려 보니 신관들과 장로들은 모두 남쪽 문 방향으로 모여 서로 마주보며 줄 서 있었다.
 



그리고는 신관과 장로들이 번갈아가며 예의 그 방식,
박수를 두번 치고 절을 하는,
참배를 했다.





경내의 모든 행사가 끝나고, 관람객들이 빠져 나오기 시작했다.
내려 오다 보니 만화에서만 보던 무녀복 차림의 여성들도 보였다. (사진은 못 직었지만..)




#3. 마츠리의 난장



그래 이 곳이 마츠찌릐 시끌벅적한 난장이다.
기온쪽으로 나 있는 신사의 입구에서부터 늘어서 있는 많은 가게들, 맛있는 냄새들, 그리고 사람들.


떡을 만들기도 하고,



야키소바를 만들기도 하고,



달걀을 부치고,



타코야끼를 굽고,



붕어도 낚고,



사격도 하고,



오코노미야키도 부치고,



꼬치도 굽고,



레이도 있고.. (응?)



기모노도 있고,



이렇게 씨끌벅적 난장의 밤은 깊어 간다.




#4. 기온의 밤거리

사실은 더 머무르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 시각은 9시를 향해 가고 있었고, 나는 오사카의 속소로 돌아가야 했다.


야사카진자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무사(인가?)


야사카진자의 입구



신사를 빠져 나와 기온으로 나와 보니,
아까 낮의 그 큰길 시조도리(四条通)는 차량 통제.
인파로 가득했다.





시조도리가 시작되는 지점에는 맥주회사 에비수가 점포(?)를 내고 영업 중이었다.
영업 직원들은 게이샤와 에비수(복장을 한 사람들)






이렇게 시조도리는 가와라마치(河原町) 부근까지도 이어져 있었고,
이 길은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아. 울고 싶었다.
금요일 밤.
마츠리의 한 중간에서 오사카 숙소로 돌아가야 하는 슬픔.
나는 왜 마츠리를 버리고 오사카에 갈 수 밖에 없는 걸까
아예 숙소를 교토로 잡을 껄. 그러면 축제를 더 즐길 수 있었을텐데

아쉬운 마음만 두 근 담은 채로 나는 전철역으로 내려왔고,
그 와중에 한큐(阪急) 가와라마치역이 아닌 게이한(京阪) 기온시조역에 표를 끊고 들어가는 삽질-_-을 하고,
한숨만 쉬며 한큐센 준급(準急)열차를 타고 (급행열차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앉을 수가 없어.. ㅠ)
오사카로 향했다.(중간에 다시 급행으로 갈아타기는 했음... -_-)



To be continued...



  1. 일본의 '기온 마츠리' 기원은 고대 한국이었다. http://www.jabo.co.kr/sub_read.html?uid=29992§ion=sc4 [본문으로]
블로그 글이 맘에 드시면 추천이나 댓글 부탁드려요!
Trackback 0 Comment 2
  1. 2012.04.04 21:58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2012.04.04 23:07 address edit & del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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