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01 00:26

벼락치기 간사이 여행 18: 교토의 골목들 (기요미즈자카, 산네이자카), 그리고 소바

- 지난 이야기 -
기요미즈데라의 많은 볼거리, 그리고 재미있는 스토리를 가진 지쥬진자를 즐기고 이제는 허기진 배를 쥐어짠 지피군. 점심을 먹어야지~


#1. 기요미즈자카(淸水坂)

지난 포스트에서도 언급했지만, 기요미즈데라(淸水寺)를 올라오는 여러 길 중 하나인 기요미즈자카는 많은 상점들이 늘어선 상점가이다.
물론 유명한 관광지이다 보니, 이 상점들은 대부분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념품 상점이다.
그리고 사람도 정말 많다. =ㅁ=

기요미즈자카. 정말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줄줄이 지나다니는 곳이다.


지인이 됴코에 가면 맛있는 모찌가 많으니 꼭 사오라고 하는 지령(!)을 받고 어디서 모찌를 사야 좋을까를 고민하다가.
또 트위터를 통해 기요미즈데라 앞에 가면 모찌 파는 집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여기서 모찌를 사기로 결정~!

여기는 다른 일본 거리와는 달리 호객행위가 엄청난 곳이다.
길을 다니다 보면 서로 자기 가게에서 선물을 사 가라고 부르고, 가게 문 앞에서 냉녹차와 과자, 모찌 등을 나눠주고 장난 아니다. @_@ (그래도 한국에서 호객행위 하는 거에 비하면 여기는 완전 양반 ㅎ)

그리고 들어가는 가게마다 무료로 시식할 수 있고, 또 여기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상품을 맛볼 수 있기 때문에!
배가 고팠던 내게는 너무나 좋은 기회 ㅋㅋㅋㅋㅋ

교토의 명물 야츠하시(八ッ橋).

뭐 거의 종류별로 하나씩 먹어 본 것 같다.
그리고 가게에 들어갈 때 시원한 냉녹차 한잔, 들어가서 모찌 집어먹고, 냉녹차 한 잔 더 받아서 또 목 축이고, 나오면서 또 다른 과자 하나 들고 나오고 이런 식으로 몇 군데 가게를 들러서.. -_-;
모든 종류의 모찌를 맛 볼 수 있는 패키지와 지인들과 먹을 작은 포장 몇개를 사 가지고 나왔다.
뭐. 마트 시식코너에서도 종종 하는 실수이지만..
여기에서도 시식할 때 다른 사람이 먹고 모아 놓은 이쑤시개를 들고 먹은 적도 있고. -_-;;;;



돌아다니다 보니 신기한 것도 판다.
뭐 신기한 게 아니라면 아닌데..

 

오이 꼬치! (좀 땡겨서 찍을 걸 그랬다. 잘 판독이 안 되네 ㅎㅎ 그리고 일본어를 몰라서.. ㅡ.ㅡ)

이 길을 계속해서 내려오다가 고개를 싹! 돌리면


이런 또 흥미있는 풍경이 나온다.

기요미즈자카를 따라 서쪽으로 걸어 내려오다가 보면 오른쪽으로 난 골목으로 계단이 늘어선 것을 볼 수 있다.


#2. 산네이자카(産寧坂)



산네이자카는 순산을 기원하기 위해 기요미즈데라에 모셔져 있는 자안관음(子安觀音)으로 향하는 언덕길이라고 하여 산네이자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또, 다이도(大同) 3년(서리 808년)에 만들어진 길이라서 산넨자카(三年坂)라고 불렸는데, 이 이름에서 나온 속설인지 어쩐지 모르겠지만.. 이 언덕길에서 넘어지면 3년 안에 죽는다는 미신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정말 넘어진 사람은 액땜을 하려면 언덕길 아래에 있는 가게에서 호리병을 사서 몸에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이 가게가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하는데, 나는 본 기억 없음 'ㅅ'
내가 이 길에서 본 건 이것 밖에... -_-ㅋ

세계에서 제일 맵단다 ㅋㅋ

옛날에는 가파른 길이었다고 하는데.
지금 이 정도 언덕길에서 넘어질 사람은 그리 많을 것 같지는 않다.

산넨자카 걸어 내려와 북쪽으로 계속해서 따라 올라오면 일본식의 건물들, 상점들이 이어져 있다.




#3. 이쯤에서 점심식사를..

이 동네도 음식값이 대체로 비싼 편이다.
가이드북을 보니 그래도 많은 식당들이 점심식사는 조금 싸게 팔곤해서, 이 중에서 무얼 먹을까 바라보던 중, 검은콩 요리 전문점으로 140년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고 써 있는 집에 가야 겠다고 결정!
그곳은 구로마메사안 기타오(黑豆茶庵 北尾).
메뉴 구성은 검은콩 밥, 튀김, 두부 등등. 가격도 1050엔!
오오 좋아좋아. 전날도 두부 먹으려다 못 먹었잖아 +_+

가이드북에 그려져 있는 지도에 의하면 위 사진의 위치에서 10여미터만 걸어서 왼쪽이 있다..만,
거의 니넨자카(二年坂)까지 왼쪽만 바라보면서 걸어갔는데 안 보인다.
다시 오른쪽만 바라보면서 이곳까지 돌아왔는데 또 안 보인다.

'내가 한자를 모르나.... -_-'

다시 지도를 펴고 걸었다. 왼쪽!
그냥 찻집이다.
지금 보니 아까 이곳을 처음 지나갈 때 이 위치에 있는 가게에서 해초를 끓여서 비릿한 냄새가 하는 요상하고 더운 차를 마신 기억이 있다.
또 다시 돌아왔다.

'요상하네.. 귀신에 홀렸나...'

너무 이상해서 마침 부근에 있는 인력거꾼에게 말을 걸었다.
인력거를 타려는 줄 알고 기쁜 표정으로 달려온 그 남자는 이내 얼굴을 찌푸렸고 -_-
나는 개무시-_-하고 가이드북에 적힌 한자를 꼭꼭 눌러가며 이 집 어디 있냐고 물었다.
인력거꾼은 잠시 생각하더니 건너편에 있는 다른 남자에게 뭐라고 묻더니만,

"Disappeard. Closed."

OMG.

이미 12시 반이 넘어서 배고파 죽겠는데, 다시 다른 집을 찾아 보려니 죽갔다. -_-;
뭔가를 먹기는 먹어야 하잖아.

미련을 남긴 채 다시 지도의 그 장소로 갔으니, 역시나 없고 ㅠ
몸을 돌려 반대편을 바라보니 묘령의 음식점이 하나 있다.


건물 밖에 적혀 있는 메뉴를 봤다.
1000엔 조금 넘는 가격으로 괜찮아 보이는 식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는 그냥 들어 갔다.
'밥'을 먹어야 겠다고..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이 집은 대놓고 '소바' 가게다. -ㅁ- 왜 들어갈 때는 못 봤을까....)



#4. 소바!!!

유키야(有喜屋). 아따 이름 좋다.
이 가게 이름이다.

현금이 없는 문제로, 들어가자마자 신용카드 받는지부터 물어봤다 -_-;;
받는다고 한다.
조....좋은 가게다.. (쿨럭)


흠..?
난 밥을 먹으러 왔는데, 메뉴는 소바 밖에 없다....
나.. 잘못 들어온 건가..? -_-;

다시 나가기도 귀찮고, 손님도 많은 게 괜찮은 집인 것 같아서 국수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그리고 소바는 더 별로 안 좋아지만.. -_-
그냥 먹어 보기로 했다.

내가 고른 메뉴는 가장 아래 적힌 교잔마이(京三味).
기왕 먹는 거 여러 종류가 있는 걸 먹는 게 좋겠다 싶어서 ㅎ


짜잔!
그리 큰 그릇은 아니지만 다양한 구성의 소바가 나왔다. 그리고 밥도 있다!!! =ㅁ=////
소바 세 종류와 밥, 피클, 그리고 저 오른쪽 위에 있는 건 뭔지 기억이 안 남.. -_-;

덴뿌라 소바. 이건 냉소바다. 그리고 멸치를 얻은 흰 밥.

유바 소바. 유바는 두부 만들 때 콩물을 끓이면 위에 생기는 노락막을 떠내서 굳힌 것이라고 한다.
느낌은 건두부와 비슷한 느낌?

그리고 두부소바!

앞서 말했지만,
난 국수를 별로 안 좋아하고,
소바는 더 안 좋아하는데.
얘네들은 먹어 보니.

맛.있.다.

면도 갓 뽑아서 국을을 부은 듯한 살아 있는 국수의 맛이고,
국물도 깔끔하고 깨끗하다.
멸치 밥도 중독성 있었다 @_@

한 순간에 한 그릇을 비우고,
또 한 순간에 또 다른 그릇을 비우고.
정말 게눈 감추듯이 세 그릇의 소바와 한 그릇의 밥을 해치워 버렸다.

단 10분.

뭔가 먹었더니 기분이 좋다.

계산하고 나오는 데, 가게 간판 모양의 작은 스티커가 카운터에 있길래 한 장 들고 나왔다.
기억해 주마. 유키야.


(이번 연재분에 많은 내용을 준비했으나, 음식 사진을 보고 있자니 한 밤 중에 배가 고파서 무책임하게 이만 닫기로 한다.... -_-)



* 유키야
1929년부터 이어온 교토의 소바 음식점. 교토 시내에 7개의 점포가 있음.
홈페이지: http://www.ukiya.co.jp
주소
   - 기요미즈점: 京都市東山区清水3丁目334 清水産寧坂 青龍苑内
   - 본점: 京都市中京区先斗町三条下ル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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