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01 17:00

벼락치기 간사이 여행 19: 교토의 골목들 (야사카도리, 니네이자카), 료젠간논

- 지난 이야기 -
기요미즈데라 앞 길 기요미즈자카를 거쳐 산네이자카에 이르는 교토의 골목길을 걸어 점심은 소박하게 (1500엔짜리-_-) 소바를 먹고 계속되는 지피군의 교토 골목 이야기.


#1. 니네이자카? 야사카도리?

점심을 맛있게 먹고 산네이자카를 따라 북쪽으로 계속 움직였다.


이렇게 굽은 길을 지나 그대로 내려가면 야사카노토(八坂塔)으로 이어지는 야사카도리(八坂通)가,
오른쪽으로는 니네이자카(二寧坂)라는 골목길로 연결된다.

굽은 길을 돌자마자 눈 앞에 보이는 야사카노토.


그러나 지금은 이 길로 안 가고 니네이자카 방향으로 발길을 먼저 옮겼다.



#2. 니네이자카



니네이자카(二寧坂) 역시 산네이자카(産寧坂)와 마찬가지로 계단으로 만들어진 언덕길이다.
산네이자카가 산넨자카(三年坂)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지금은 오히려 그 별명이 더 유명해졌다시피,
이곳 니네이자카도 본래 이름보다는 별명인 니넨자카(二年坂)로 더 많이 불리고 있다.




산네이자카보다 폭은 좁지만 더욱 아기자기한 모습을 가진 니네이자카.

기온마츠리 기간이라서 그런지, 가게마다 이런 문구가 붙어 있었다.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술이다.


#3. 료젠간논(靈山觀音)

니네이자카를 걷다 보니, 전날 들렀던 네네노미치(ねねの道) 초입으로 다시 돌아 오게 되었다.
이왕 여기까지 다시 온 김에 료젠간논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1955년에 세워진 관음상으로...
2차 세계대전으로 목숨을 잃은 일본군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

헐. 나 여기 왜 온 거니.

무려 200엔의 입잘료를 내고 들어 왔는데,
영문 안내 리플렛 표지에 "A Tibute to The Unknown Soldier Wolrd War II"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순간 기분이 몹시 나빠졌다.
우리 땅을 침입해서 식민통치를 자행한 그들을,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그들을 위한 곳에 내가 왜 들어 왔던가.
안내 리플렛과 함께 매표원은 내개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는 향을 하나 주었는데.
내가 이들을 위해 분향을 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하지만 치욕의 역사도 역사. 그리고 (1000엔 가량 밖에 없는 현금 중에서) 이미 내 버린 입장료-_-를 생각해서 그냥 한바퀴 둘러보고 얼른 이 곳을 뜨기로 했다.



전날 보았던 보물지도(?) - http://gp.pe.kr/85 참조 - 에 그려져 있던 또 하나의 보물(?)을 찾았다.
이렇게 된 이상 지도에 나와 있던 모든 장소를 찍고 가야겠다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ㅎ




커다란 관음상 아래 1층에는 불당이 있고,
불당 밖에는 분향을 가는 향단이 있는데, 내가 받은 향과 같은 것들이 꼽혀 있었다.
나는 받아든 향을 향단 내의 모래에 그냥 집어 던져 두고 불당으로 들어갔다.



마침 한 승려가 불당 안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을 하고 있었다.
그가 두드리는 목탁은 사람 머리 정도의 크기로 컸으며, 목탁을 손에 들고 두드리는 게 아니라 단상 옆에 놓고 오른손에 든 막대로 두드리고 있었다.

불당 옆에는 뒤쪽으로 연결되는 길이 있는데, 이 길을 따가 가면 관음상 방향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 위로 올라가자 관음상 내부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 내부로 들어가니 12지에 따라 불상이 12개가 놓여 있었다.
각 불상에는 쥐부터 돼지까지의 12지가 쓰여 있었고, 내심 각 12지신의 특징을 딴 불상을 만들었을 꺼라고 기대-_-를 했으나, 불상의 형태는 모두 평범한 것들이었다.

이곳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사진은 찍지 못 했다.


#4. 네네노미치 부근

료젠칸논을 곧 빠져 나와 전날 방문했던 고다이지(高泰寺) 방향으로 갔다.
이유인 즉슨... 보물찾기... -_-



고다이지 입구 앞에서 모불을 3개를 찾았다 -_-v

이런 것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신으로 섬기는 일본인들이 참 신기하기도 했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고다이지 앞의 신당. 요기가 보물 창고구만. 오른쪽에는 부부 상, 왼쪽에는 송아지상과 종들...

고다이지 쇼(掌)미술관에 입장 가능하다는 사실은 모른 채[각주:1],
네네노미치로 다시 내려왔다.

엔토쿠인(圓德院) 입구 앞. 수중에 1000엔 정도 밖에 남지 않은 현금 때문에 엔토쿠인을 들어갈까 말까 고민 중에 있었다.
마침 서양인 관광객 하나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가 뭐 하는 건물이냐고.
저기 위에 있는 도다이지 가 봤냐고 내가 물었다.
안 가봤댄다.
그거 만든 사람 - 옛날 일본의 쇼군의 부인인데 - 이 살던 집이라고 알려 줬다.
여기 입장료 있냐고 묻는다.
I think so.
그랬더니 안 들어간댄다. ㅋㅋ
나보도 일본 사람이냐고 묻는다.
아니 한국사람이다.
아 그러냐. 미안. 일본사람이랑 한국사람이랑 중국사람이랑 잘 구분 못 하겠댄다.
흠. 나도 얼마 전까지는 한국사람이랑 일본사람은 확연이 다르고 외모만 보면 구분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일본에 며칠 있다보니 구분이 하나도 안 된다고 대답했다 ㅋㅋㅋ

정말 그랬다. 다니다가 보면 한국사람처럼 생겨서 쳐다보고 있으면 일본사람이고, 일본사람인가 싶어 지나치면 한국말로 말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겪었다. 특히 간사이 지방에는 일본으로 건너간 신라사람, 백제사람의 후손이 많아서 유전학적으로 일본민족보다 한민족에 가까운 사람이 많다고 한다.)

어디서 왔냐고 물었더니 이탈리아에서 왔단다.
곧 나는 "Take care"라는 인사를, 그는 "See you"라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다시 안 볼 꺼잖아 ㅋㅋ)


엔토쿠인(圓德院)[각주:2]의 내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게 무서워 감히 들어가지는 못 하고 줌으로 사진만 찍고 그냥 돌아섰다.


전날 문이 닫겨 있던 교-라쿠이치 네네(京-洛市 ねね)의 상점가를 걷다가, 우연히 골목길 하나를 발견했다.

또 이런 곳도 있었다니... 이 골목의 끝은 이시베코지(石塀小路)로 연결되어 있다.

네네노미치 초입에서 발견한 보물(?) 하나 더


#5. 야사카도리

다시 니네이자카를 지나 야사카도리로 방향을 틀었다.

처음 사진에 인력거 하나 추가 되었을 뿐. ㅎㅎㅎ

야사카도리에 있는 야카사노토의 본래 이름은 호칸지야사카노토(法觀寺八坂塔).
본래 호칸지라는 큰 절 내부에 있던 목탑이었으나, 절은 불타 없어졌고, 훗날 15세기에 이 목탑과 몇 개의 건물을 다시 지었다고 한다.
호칸지의 입장료는 500엔.
이걸 쓰면 700엔이 남는 상황이라 입구에서 들어갈까 말까를 또 3분간 고민..

들어가서 구경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다. ㅠ
마침 앞에 있던 인력거꾼에게 이 절 내부가 볼 만 하냐고 영어로 물었다.
그러나. 그는 그냥 인력거 손님을 받을 정도의 영어 실력이 전부.. ㅠㅠ
내가 하는 말을 하나도 못 알아 듣고 왼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볼 수 있다는 둥, 입장료를 내야 한다는 둥의 말만 하고.. 결국 도움이 안 되었다.. ㅠㅠ

결국 입장을 포기하고..
사진만 찍기로...




야사카도리를 걸어 내려오는 길에, 이 탑의 그림을 그리는 노인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이 탑은 교토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To be continued...





  1. 전날 입장했던 고다이지의 입장권으로 고다이지 쇼 미술관까지 관람이 가능한데, 나는 그 사실을 한국에 올때까지 몰랐다. (http://gp.pe.kr/84 참조) [본문으로]
  2. 도요토미 히네요시의 부인이었던 네네가 여생을 보낸 장소.http://gp.pe.kr/84 참조 [본문으로]
블로그 글이 맘에 드시면 추천이나 댓글 부탁드려요!
Trackback 0 Comment 0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