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4. 15:30

병맛으로 똘똘 뭉친 <캐빈 인 더 우즈>




1. 

한글로 "캐빈 인 더 우즈"라고 써 놓은 제목을 보고

Kevin in the Woods 인 줄 알았음 -_-

포스터 보고, 아.... -_-



2. 

"모든 예측이 무너질 것이다!"라는 한국 포스터 카피는 맞는 말이긴 하지만..

뭔가... 쌈마이스럽다.

영문 포스터에 적힌 대로 "You think you know the story." 요게 더 현실적이고 가장 직접적인 카피일 듯.



3.

위 말이 맞는게,

첨부터 보고 있으면 정말 뻔한 얘기들이다.

20대 청춘 남녀가 (숲속이라는) 폐쇄된 공간에 놀러가서 차례대로 한명씩 죽고.. 어쩌구저쩌구.

하는 영화면 시시하지.. -_-



4.

근데 사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영화를 봤다.

단지 알고 있던 건, 

좀비영화? (오예~~)

자르고 튀기는 게 많다는 정도? 

뭔가 범상치 않은 영화라는 거? 

그리고 rottentomatoes.com에서 평이 좋았다는 거?



5.

오프닝 시퀀스부터 어떤 연구소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과학자? 엔지니어?들이 나와서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다.

(앞에 1분 정도를 놓쳐서 사실 더욱 뜬금 없었다....)

사실 그 상태에서부터 어안이 벙벙해져 있어서 영화의 맥을 이어나가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벙벙해져 있던 상태가 영화를 보면서 나 스스로를 자꾸 interrupt 시켰는데, 영화 몰입에 상당히 어려움이 많았다.

역시 영화는 영화사 로고부터 봐야 해. ㅠㅠ



6. 

3번 얘기로 다시 돌아 가서 상당히 뻔한 전개이다.

휴가를 맞아서 놀러 가는 청춘남여. (훈남훈녀들 조합에 언제나 항상 끼는 이상한 찐따까지...)

잘 놀러 가는데, 또 수상한 사람들이 등장... =_- (자꾸 나를 끝까지 괴롭힌다.)



7. 

떡밥은 여러 번 던져진다. 

이미 처음부터 나왔던 연구소에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주인공들의 출발을 지켜보고 있던 한 도둑요원,

중턱에 이상하고 허름한 건물에 있는 이상한 할아버지의 중얼거리는 말...

그리고 궁극적으로 터널을 지나간 다음 허공에....?!!! 

(더 이상의 자세한 사항은 생략한다. 스포일러라 패스..)



8.

모든 공포영화가 그렇듯, 

역시나 주인공들은 응응아아*-_-*도 해야 되고, 

괜히 혼자서 산책도 해야 하고, 

문 열지 말라고 외쳐도 문은 열어야 한다.

그리고 결국은 다 따로 개별 행동을 해야 함 ㅇㅇ 그래야 죽으니깐.... -_-



9. 

근데 이 영화가 좀 웃기는 게 공포영화의 전형성을 따르면서도 그 전형성을 열심히 타파하고 있다는 거다.

후반부 이후에 밝혀지는 비밀이 바로 그건데... 

(그리고 영화 다 보고 나중에 곱씹으면서 느낀 건데)

지금부터 왕창 다 스포일러.

대체 whore, athlete, scholar, fool, virgin의 개념이 완전 코메디다.

영화 맨 마지막에 그분(!)이 나타나서 하는 말이 이 다섯명의 피를 필요로 한다고 하지만,

등장인물 중에는 위 다섯 범주에 해당하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_-



뭐 아무튼 이런 식으로 공포영화에 전형적 캐릭터 5명이 대충 완성-_-되었고

그래서 이 캐릭터들은 뭐 정해진 순서와 방법대로 - 정해진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 죽는다 (혹은 안 죽는다).



10.

자. 이제 남은 것들은 그 연구소에 있는 (초반의 엔지니어들을 포함한) 온갖 사람들인데..

뭔가 일을 꾸미고 있는 녀석들이 이 사람들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아까 그 이상한 할아버지가 "시스템의 일부"라는 둥, 이 다섯명의 행동을 일일히 감시하고..

근데 여전히 "대체 왜...?"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은 없었다.

허나 가득이나 나의 불편한 심기를 건드리는 건 뭔가 알 수 없는 내용을 가지고 "도박"을 하고 있었다는 것.




11.

이 영화의 반전은 이제 영화가 끝났구나 싶을 때 일어난다.

끝난 게 아니었다.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까.

비밀은 밝혀지라고 있는 거고, 그 비밀이 밝혀진 이상 복수는 피할 수 없는 거니깐. 

(그게 복수라고 할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영화의 대미는 이제서야 나타난다. 한국어 카피대로 모든 예측이 무너져 버린 것도 틀린 말이 아니다.

(약간 큐브도 생각나고...)

공포영화의 팬이라면 정말 놀라울 만한 사건이 스크린에서 펼쳐지는데...

나처럼 공포영화에 관심이 그닥 없는 사람이라면 '뭥미...' 정도 되겠지만..

혹시 이 영화를 관람했던 분 중에 관심있는 분들은 다음 링크에서 내용을 읽어 보는 것도.. 

(주의! 스포일러 만땅!!)

[스포일러] 캐빈인더우즈 XX 목록



12.

제일 어이 없는 건, 마지막의 그 설정이었다.

갑자기 뜬금없이 OOO 타령을 하다니... -_-;

근래 본 영화 중에 가장 어이없는 설정이였음..

허긴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사건이 어처구니 없음의 연속이었는데, 뭐 이 정도 설정을 가지고 놀랄 것까지야...

뭐 심지어 그분(!)도 나오셨는데 ㅎㅎㅎ



13.

실망스러웠던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첫째, 난 일단 좀비 영화를 보러 간 거고,

둘째, 여느 좀비 영화처럼 화끈하게 아드레날린을 보충 받으러 간 거고

셋째, 이런 황당한 영화를 생각한 게 아니었는데

좀비는 나왔지만 몇 마리 안 나왔고 ㅠ

아드레날린을 보충 받기에는 절단장면 및 난도질 장면이 너무 적었으며,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보다는 페인트 뿌리는 장면이 너무 많았고 (어이, R등급 아닌가?)

그나마도 직접적인 장면도 화면이 너무 어둡게 인코딩되어 있어서 하나도 안 보이는... =ㅁ=

(예측 무너뜨리는 건 좋은데, 하나하나 상상하는 건 허용해 주는 센스.... -_-)

게다가 어처구니없는 설정까지... -_-

앍.. 그리고 너무 정보 없이 영화를 봐서 그런지.. 

나는 그냥 첨에는 공포영화인 줄 알고 장르 파악도 못 한 상태에서 영화를 보는 바람에, 

이 영화에서 보여주려고 하는 개그 코드, 비틀기 코드를 하나도 잡아 내지를 못 했다... -_-;

이건 뭐 하나부터 열까지 다 그냥 병맛이다. 병맛..



14. 

병맛 영화하면 빠질 수 없는 게 로베르토 로드리게스의 영화들인데 (특히 좀비영화)

바로 전 주에 봤던 의 "플래닛 테러"가 생각났다. 동시에 "황혼에서 새벽까지"도.

둘 다 병맛으로 따지면 정말 병맛 오브 병맛 영화들인데,

얘네들은 너무 재미있게 봤다.

잭 스나이더의 "새벽의 저주"도 마찬가지.

병맛에도 뭔가 "맛"이 있어야 병력으로 영화를 병맛스럽게 볼 수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 개인적으로 - "병"만 느꼈지 "맛"은 못 느꼈다.

그게 내가 이 영화랑 코드가 안 맞은 건지, 아니면 영화사 로고를 못 봐서 그런 건지.. (응?)



15. 

개인적으로 꼽는 이 영화의 최고의 병"맛"스러운 장면은 늑대 박제 씬이었다.

대체 누가 이런 장면을 만든거야!! @_@






캐빈 인 더 우즈 (2012)

The Cabin in the Woods 
8.4
감독
드류 고다드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크리스틴 코넬리, 안나 허치슨, 프랜 크란츠, 제시 윌리암스
정보
액션, 공포, SF, 스릴러 | 미국 | 95 분 | 201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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