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8. 18. 23:54

입만 살아 있는 "대학살의 신" (Carnage, 2011)





로만 폴란스키의 오랜만의 연출작. "대학살의 신"

요게 원작이 야스미나 레자의 연극 "Le Dieu du Carnage"라고 한다.

등장인물은 달랑 네 명.

약 80분 동안의 러닝타임 동안 벌어지는 네 주인공의 입담.


이 정도의 정보만을 가지고 극장으로 향했다.

나오는 배우들을 보자.

조디 포스터, 케이트 윈슬렛, 크리스토프 왈츠, 존 C 레일리.

모두 흠잡을 데 없는 관록의 중년 배우들이다.


영화는 되게 간단하다.

페넬로피(조디 포스터 분)과 마이클(존 C 레일리 분), 낸시(케이트 윈슬렛 분)과 앨런(크리스토퍼 왈츠 분)은 이웃에 사는 부부이다.

어느 날 낸시와 앨런의 아이 재커리가 막대로 페넬로피와 마이클의 아이인 이든의 얼굴을 치는 바람에 이든의 앞니가 부러니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 사고를 두고 낸시와 앨런이 페넬로피와 마이클의 집에 사과 차 방문하게 되고, 두 부모는 서로 친절하고 교양있는 태도를 유지하며 아이들의 싸움에 대한 일을 마무리하게 된다.만,,,,,

처음에는 쉽게 풀릴 것 같은 일이... 서로 오가는 말의 사소한 것들 때문에 꼬투리 잡히면서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되어가는......

그런 와중에 어처구니 없이 터지는 예상치 못한 사고들, 그리고 점점 높아져 가는 언성들..

그리고는.... 엉망진창... =ㅁ=

뭐 이렇게 영화는 뒤죽박죽의 공간이 되어 버린다.


처음에는 상냥했던 네 사람들이 조금씩 얼굴이 굳어져 가면서 다른 부모를 향해 목소리를 높히다가,

갑자기 부부끼리 의견이 안 맞기 시작하면서 자기네끼리 싸우다가, 다른 한편에서 싸우고 있는 부부의 한쪽의 편을 들어 주기도 했다가, 자꾸 전화는 오고, 음식도 먹고, 또 전화 받고, 또 서로 싸우다가 한 사람은 울고 다른 사람은 낄낄 거리고.... 

오프닝 씬에서 영화 제목과 스탭 자막이 나오는 동안 두 아이가 뉴욕 브루클린 공원에서 싸우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 엔딩 씬에서 또 아이들이 나오는 장면을 원거리 샷으로 찍은 것 이외에 영화에서 사용되는 공간은 페넬로피, 마이클 부부의 집 뿐.

대부분의 장면은 거실에서만 이뤄지고, 때로는 현관 앞 복도에서, 때로는 화장실에서 이뤄지기도 하지만 결국 한 공간에서만 이뤄지고 있는데..

별 다른 것 없이, 정말 한편의 연극을 보고 있는 것처럼 오직 네 사람의 끊임없는 입담과 연기만으로 관객을 90분동안 들었다 놨다 한다. 코미디물이기는 하지만 빵빵 터뜨린다기보다는 그 순간순간 장면에 낄낄대는 정도이다.



네 배우의 연기는 정말 대단했고, 이걸 스크린으로 옮겨 놓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연출도 대단했다.

지루하지 않게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인 듯.




덧.

1) 국내에서는 2010년에 연극으로 초연되었고, 2011년 말에 한번 더 무대에 오른 적이 있었다. 연극 또 하면 한번 봐야 겠음.

2) 영화를 보고 나와서 위에 첨부한 포스터를 보게 되었는데, 이 포스터 정말 잘 만들었다. 처음에는 친절한 표정의 네 사람이 영화가 진행되면서 점점 변하는 모습을 한 눈에 들어오게 만든 포스터인데, 포스터를 보고 나서 한번 더 낄낄 거렸다는.

3) 낄낄댈 수 있는 장면들의 키워드: 코블러, 콜라, 양동이, 핸드폰, 스카치, 시가, 튤립 꽃병, 핸드백, 튤립






대학살의 신 (2012)

Carnage 
7.4
감독
로만 폴란스키
출연
조디 포스터, 케이트 윈슬렛, 크리스토프 왈츠, 존 C. 라일리
정보
드라마 | 프랑스, 독일, 폴란드, 스페인 | 80 분 | 201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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